빗속에서 더 빛난 시흥의 숨결, 늠내길 '갯골길' 개장

아름다운 갯골길을 다녀오다

최영숙 | 기사입력 2009/11/02 [11:16]

빗속에서 더 빛난 시흥의 숨결, 늠내길 '갯골길' 개장

아름다운 갯골길을 다녀오다

최영숙 | 입력 : 2009/11/02 [11:16]

 

▲ 늠내길 제2코스 갯골길 개장식 김윤식 시흥시장 인사     © 최영숙

   
2009년 10월 31일 오전 10시, 시흥시청에서 늠내길 제2코스 ‘갯골길’ 개장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윤식 시흥시장의 인사말과 함께 많은 시민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 갯골길 출발 전에 체조를 하다     © 최영숙

 

시청을 출발점으로 쌀연구회, 갯골생태공원, 섬산, 방산대교(약 2시간 소요), 빗물펌프장, 부흥교, 늠내다리, 그린웨이, 고속도로 다리 밑을 지나 다시 시청으로 돌아오는 16.9km 구간이다. 완주에 보통 4~5시간이 소요되는 이 길을 떠나기에 앞서, 참가자들은 가벼운 체조로 몸을 풀며 출발을 준비했다.

 

▲ 둔터골 앞을 지나는 늠내길 참석자들     ©최영숙

 
멀리 범배산이 바라보이는 둔터골 마을 앞으로 400여 명의 참가자가 행렬을 이루며 지나갔다.

 

▲ 장현천을 따라 걷는 늠내길 참석자들     © 최영숙

 

참가자들의 발길은 군자봉에서 시작해 서해로 이어지는 장현천 물길을 따라 쉼 없이 이어졌다.
 

▲ 그린웨이를 따라 갯골생태공원으로 들어서다     © 최영숙


오전 11시 10분, 그린웨이를 통해 갯골생태공원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시원하게 뻗은 농로와 논길을 걸어온 이들의 얼굴에는 건강한 활기가 넘쳤다.

▲ 갯골생태공원 안을 산책하는 수녀님     © 최영숙


공원 안 갈대숲길에서는 산책 중인 수녀님을 마주쳤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수녀님의 평온한 모습이 무척이나 조화로웠다.
 

▲ 갯골길로 들어서다     © 최영숙

 

11시 40분경, 잔뜩 흐렸던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가랑비를 맞으며 걷는 갯골길의 정취는 맑은 날과는 또 다른 매력을 자아냈다.

 

▲ 김윤식 시흥시장 섬산 입구에 도착하다     ©최영숙


11시 55분, 김윤식 시흥시장이 섬산 입구에 도착했다. 시흥의 아름다운 숲길과 갯골길을 조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김 시장은, 시민들이 직접 땅을 딛고 걸으며 고장을 체험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애향심의 시작임을 잘 알고 있는 듯 보였다.

▲ 섬산으로 가는 길의 아카시 숲길     © 최영숙


섬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아카시아 숲으로 덮여 있었다. 나무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과 갈대가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 섬산으로 이어지는 갯골길     © 최영숙

   
섬산으로 이어진 갯고랑의 선은 유려하고 부드러웠다. 전해 내려오는 말에 의하면 '먼 곳에서 떠내려온 산'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섬산이 갯고랑 끝에서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 섬산에서 나오는 갈대숲길     © 최영숙


참가자들은 섬산을 돌아 다시 갈대숲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 방산대교로 가는 참석자들     © 최영숙


섬산을 통과한 행렬은 다음 목적지인 방산대교를 향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 묵묵히 걸어가다     ©최영숙


빗속을 묵묵히 걸어가는 참가자들의 뒷모습은 진중하면서도 아름다웠다. 때로는 화려한 앞모습보다 묵묵한 뒷모습이 더 강한 신뢰와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비를 개의치 않고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이 길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 포동 구염전의 가을이 깊다     © 최영숙

 

멀리 '천 개의 시선'이 머물던 옛 소금창고 터가 보였다. 창고가 사라진 빈자리를 볼 때면 풍성했던 옛 풍경이 떠올라 잠시 시선이 떨리곤 한다. 6년 동안 소금창고를 기록해 왔지만, 이토록 많은 이와 함께 이곳을 걷는 것은 처음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이곳의 풍광을 직접 목격한 이들은 아마 오랫동안 이 아름다움을 잊지 못할 것이다.

▲ 방산대교에서 바라본 칠면초가 붉게 타오르는 내만갯벌의 풍경     © 최영숙


방산대교 위에서 내려다본 내만 갯벌은 붉은 칠면초로 물들어 불타는 듯했다. 수도권에서 이토록 경이로운 풍경을 품은 곳이 시흥 외에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압도적인 아름다움이었다.

▲ 갯골과 갈대가 만나다     © 최영숙


방산대교를 지나 빗물펌프장에 다다르자 갯골을 따라 갈대밭 길이 길게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비를 맞으면서도 풍경을 음미하며 멈추지 않고 걸었다.

 

▲ 갈대 숲에 가려지다     © 최영숙

 

키보다 높이 자란 갈대숲은 걷는 이들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오른쪽으로는 내만 갯벌의 수려함이 보이고, 숲 한가운데 들어서면 마치 따오기라도 숨어 있을 법한 신비로운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갯골길 구간 중 단연 으뜸이라 할 만했다.

 

 
▲ 갈대와 하나가 되다     ©최영숙

 

갈대밭을 빠져나와도 가을의 농익은 풍경은 계속되었다. 사람들은 깊어가는 가을 속으로 더 깊이 걸어 들어갔다.
 

▲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무석 과장     © 최영숙

 

이무섭 과장은 참가자들에게 늠내길의 의미와 특징을 설명하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길의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보완할 점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갯골길이 단순한 길을 넘어 시 관계자와 시민들 간의 소통 창구가 되는 모습이었다.

 

▲ 솟대 이정표     © 최영숙

 
오후 1시 22분, 부흥교와 배수갑문으로 나뉘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마을의 액운을 막고 안녕을 기원하던 솟대가 이곳에서는 정겨운 안내판 역할을 하며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 갯골생태공원에서 점심을 드시는 참가자들     © 최영숙

 

공원 곳곳에서 걷기 참가를 마친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도시락을 먹는 모습이 보였다. 지나가던 이들에게 선뜻 밥을 권하는 따뜻한 모습에서 ‘함께 걸었다’는 사실이 주는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갯골길이라는 고리로 연결된 하나의 ‘우리’였다.
 

▲ 포동 벌판과 늠내길 참가자들     © 최영숙


빗속에서도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며 걷는 모습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신선하고 활기찼다. 비가 내려도 서두를 것 없이 주변을 둘러보며 걷는 여유가 넘쳤다. 한 시민은 "시흥에 이렇게 아름다운 갯골이 있는 줄 몰랐다"며, 다음엔 꼭 가족과 함께 늠내길을 모두 완주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일부 시민은 코스가 다소 길다는 의견과 함께 짧은 순환 코스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걷는 이들의 체력과 편의에 맞춰 코스 길이를 조정하는 등 세심한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사랑받는 길이 될 것이다.

 

 

▲ 함께했던 사람들     © 최영숙

 

오후 3시 50분, 시청 부근에서 같은 우비를 입은 행인들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무척 반가웠다. 무언가를 공유했다는 연대감은 낯선 이조차 이웃처럼 느껴지게 하는 힘이 있었다.

 

▲ 동행하다     © 최영숙

 

세상 어디에도 없는 시흥만의 특별하고 아름다운 갯골길을 다녀왔다. 더 많은 사람이 혼자서 혹은 누군가와 함께 이 길을 걸으며, 시흥의 숨겨진 보석 같은 풍경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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