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인 2011년 2월 17일 오후 6시, 비영리단체 ‘자연문화체험학교’가 주관한 ‘정월대보름맞이 달빛 걷기’ 행사가 열렸다.
행사 당일 저녁 6시, 시흥시청 앞에 정월대보름을 맞아 달빛 걷기에 동참하려는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본격적인 걷기에 앞서 참가자들이 가볍게 몸을 풀며 준비를 마쳤다.
현장을 찾은 김윤식 시장이 달빛 걷기에 나서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정월대보름맞이 달빛 걷기'를 하기 전에 단체사진을 담았다.
시청을 출발해 장현천을 지나는 길, 멀리 둔터골이 눈에 들어왔다.
달이 우리들의 가는 길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 ▲ 정월대보름달과 전봇대, 그리고 사람들 걷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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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이 전깃줄 사이에 걸린 묘한 풍경 아래로 사람들이 줄을 지어 걸어갔다.
.바람은 잦아들고 달빛은 더욱 선명해졌다. 늠내길 제2코스인 ‘갯골길’로 이어지는 논길 위로 사람들의 발길이 머물렀다.
자연 속에 우뚝 솟은 솟대와 나란히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은은한 달빛이 갈대밭 위로 내려앉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갯골생태공원에 도착했다. 보름달 아래 서 있는 나무들은 평소보다 훨씬 운치 있는 자태를 뽐냈다.
사람들은 달빛 아래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걸어갔다.
태산아파트 방향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인공 조명이 시선을 피로하게 했다. 우리가 평소 얼마나 강한 인공의 빛 속에 살고 있는지 새삼 실감했다.
포동 벌판에서 바라보는 나무는 보는 방향과 각도에 따라 그 분위기가 시시각각 달라졌다.
쥐불놀이에 쓰일 깡통 속 불씨들이 밤하늘을 수놓을 준비를 마쳤다.
달집에 소원지를 다는 아이들과 쥐불놀이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하늘의 보름달이 어우러져 정월대보름의 정취를 제대로 완성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편안한 풍경이었다.
올해 행사는 비영리단체 ‘자연문화체험학교’가 주관하고 시흥시 ‘공원관리과’가 협력하여 더욱 의미 있게 치러졌다.
형식적인 식전 행사 대신 시청 홈페이지와 카페를 통해 신청한 가족 단위 시민 5명이 직접 달집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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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꼭두쇠 공연이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참석한 모든 시민이 하나가 되어 달집 주위를 돌며 소원을 빌고 흥겹게 어우러졌다.
꼭두쇠 단원의 열정적인 몸짓이 마치 타오르는 불새처럼 보였다. 그 신명 나는 공연이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었다.
달빛 속에 모인 이들은 서로의 정을 나누며 따스한 시간을 보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늠내사람들’의 오용천 지기님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하나 되어 달집을 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인위적이지 않고 신명 나게 노는 진정한 축제의 장이었다”고 전했다.
김문자(69)자연문화체험학교장은 "오늘 행사는 관 주도의 관제 행사가 아니라, 시민들이 자연 발생적으로 모여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참 고마웠다"고 전했다.
특히 거모동과 정왕동 등 먼 곳에서 온 한 어린이가 "내년까지 또 어떻게 기다려요"라고 말하는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 또한, 포동 3통 부녀회에서 15명의 회원들이 발 벗고 나서 라면, 어묵, 오곡밥, 막걸리, 부침개 등을 정성껏 준비하고, 이를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며 봉사해 준 것에 대해서도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더불어 칠흑 같은 밤길을 안전하게 안내하고 행사 전반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헌신적으로 도와준 '늠내사람들'과 '자연문화체험학교' 회원들의 노고 역시 이 정겨운 대보름 밤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볏짚을 구하고 일주일 동안 달집을 만든 분들의 노고 덕분에 이토록 정감 넘치는 행사가 가능했을 것이다.
달집이 타 들어가자 사람들이 곁불을 쬐기 위해 모여들었다. 살면서 누군가의 곁불을 쬐어줄 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될까. 참으로 정겨운 풍경이었다.
.밤 10시가 가까워질 무렵 시청으로 돌아왔다. 4시간 넘게 달빛에 취해 걷다 보니 마치 긴 꿈길을 다녀온 듯했다.
011년의 정월대보름달을 오롯이 가슴에 담았다.
가족의 건강, 자녀의 학업 성취, 나라의 안녕까지...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을 실은 둥근 달이 밤하늘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저 보름달이 사람들의 소원을 하나하나 다 들어주기를 기원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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