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의 명문 소래유치원 졸업식 하던 날

소래산 자락에 있는 소래유치원 36회 졸업식을 가다 -4

최영숙 | 기사입력 2012/02/24 [13:44]

시흥의 명문 소래유치원 졸업식 하던 날

소래산 자락에 있는 소래유치원 36회 졸업식을 가다 -4

최영숙 | 입력 : 2012/02/24 [13:44]
▲ 하늘에서 바라본 소래산과 대야동, 은행동, 계수동 방향     ©최영숙

 
2012년 2월 23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 소래유치원 나리반 교실에서 제36회 소래유치원 졸업식이 있었다.

▲ 1970년대 시흥유치원 전경     © 최영숙

 

소래유치원은 1950년 사회복지법인 소래육아원 설립과 함께 초대 이사장 이근섭 선생이 취임하였으나, 6·25 사변으로 경상남도 거제도로 피난을 떠나야 했다. 이후 1976년 12월 26일 현 장소로 복귀하면서 사회복지법인 소래어집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 소래유치원 36회 소래유치원 졸업식 단체사진     ©최영숙

 
 소래산 자락 아래에 있는 소래유치원은 시흥시에서 가장 오래된 유치원이다. 1996년 제4대 이사장으로 이문석 선생이 취임했으며, 2012년 2월 23일 열린 제36회 졸업식에서는 13명의 어린이가 졸업을 맞이했다.
 

▲ 이문석 이사장 인사말을 하다     © 최영숙


이문석 소래유치원장 겸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그동안 부모님들의 땀과 정성, 선생님들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 졸업을 맞이하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풀잎반 친구들 한 명 한 명의 의젓한 모습을 보며 가슴 뿌듯함을 느끼는 동시에, 떠나보내는 아쉬움에 마음이 허전하기도 합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만난 우리의 소중하고 예쁜 친구들이기에 헤어짐이 더욱 아쉽습니다. 훗날 우리 친구들에게 유치원에서의 생활은 결코 헛되지 않고 아름다운 열매로 결실을 맺을 것이며, 좋은 추억을 남긴 채 많은 사람 속에서 인정받고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합니다."라고 전했다.
 

▲ 졸업장을 수여하다     © 최영숙

 

이어 졸업장 수여식이 진행되었다.
  

▲ 꽃잎반 임세연(6) 세 어린이 송사     ©최영숙


꽃잎반 임세연(6) 어린이가 나와 송사를 했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노란 나비들이 춤을 추는 따뜻한 봄날에 부모님의 손을 꼭 잡고 처음 왔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의젓하고 훌륭해진 언니 오빠의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언니 오빠들과 지내는 시간들이 너무 즐거웠는데 졸업을 한다고 하니 아쉽고 서운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더 넓은 세상과 더 높은 꿈을 향해 가는 언니 오빠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따뜻한 봄볕 아래서 꽃씨 심기를 했던 추억, 놀이터에서 그네를 밀어주기도 하며 즐겁게 뛰어놀았던 추억, 맛있게 먹었던 점심시간과 간식 시간의 추억들이 아련한 시간이 되어 모두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항상 우리를 친동생처럼 사랑해 주고 돌봐주었던 언니 오빠들 정말 고맙습니다. 이제 우리도 언니 오빠들을 본받아 동생도 잘 돌봐주고 친구들과 사이좋고 재미있게 지내는 어린이들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초등학교에 가더라도 저희와 함께했던 시간을 잊지 마시고, 더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 모든 사람에게 칭찬받는 언니 오빠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랑과 축복이 언니 오빠들에게 항상 풍성하기를 바라며, 언니 오빠들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했다.


▲ 풀잎반 강동현, 이부민, 이요술 답사를 하다     ©최영숙

 

 

답사는 풀잎반의 이부민, 강동현, 이요술 어린이가 함께 맡았다.

 

"노란 개나리가 활짝 피던 따뜻한 봄날, 엄마 손을 잡고 유치원에 오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부르던 즐거운 노래들, 여러 가지 체험학습, 조물조물 요리활동, 마음껏 뛰어놀았던 놀이터에서의 행복했던 시간들을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응석만 부리던 개구쟁이 저희를 사랑으로 가르쳐 주시며 미소를 보여주신 고마우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 고맙습니다. 엄마 아빠의 크신 사랑과 따뜻한 마음 덕분에 저희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동생들아! 우리는 유치원을 떠나지만, 우리처럼 의젓한 언니 오빠가 되어 자랑스러운 우리 유치원을 잘 빛내 주리라 믿는다. 이제 저희는 유치원을 다니면서 키도 자라고 마음도 자라고, 생각도 많이 자라서 초등학교에 갑니다. 초등학교에 가서도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열심히 생활하는 어린이가 될게요. 고마우신 원장 선생님, 사랑하는 선생님, 귀여운 동생들 모두 안녕히 계세요."라고 답했다.

 

 

 

▲ 조미미(28) 풀잎반 선생님이 사랑의 편지를 읽다     ©최영숙

 
뒤이어 조미미(28) 풀잎반 선생님이 제자들을 향한 사랑의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사랑하는 풀잎반 친구들에게. 우선 우리 풀잎반 친구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해. 마냥 어리게만 보이던 너희들이 의젓하게 자라서 유치원을 떠나 초등학교에 가게 되었구나. 정말 그동안 많이 큰 것 같아. 장난기 가득한 눈망울과 선생님을 향한 호기심 어린 너희들의 눈빛들이 이젠 제법 여덟 살 형님다워진 것 같구나. 처음 교실 문을 열었을 때, 웅성거리던 작은 소리 속에서 설레는 모습으로 선생님을 바라보던 너희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사실 선생님은 처음 풀잎반 친구들을 만났을 때 설레기도 했지만 걱정도 많이 됐던 것 같아. 개성 강한 장난꾸러기들과 어떻게 1년을 보내야 할지 말이야. 그런데 어느덧 우리에게도 이별이라는 시간이 다가와 버렸구나! 이제 겨우 너희들과 사랑을 주고받는 방법을 배운 듯한데 말이야. 졸업 후 학교에 가기 위해 유치원을 떠나야 하는 우리 친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밝고 예쁘게 웃어주던 너희들의 얼굴이 많이 떠오를 것 같아. 가끔은 너희들에게 선생님이 바라는 것이 너무 많아서 엄하고 잔소리만 하는 선생님이 된 적도 많았던 것 같아. 그렇지만 마음은 항상 너희들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 알지? 꾸중하고 돌아서면 선생님의 마음도 편치 않았지만, 항상 너희들이 애교를 부리며 선생님에게 먼저 다가와 주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 우리 친구들에게 미안한 것도, 고마운 것도 정말 많단다.

 

하지만 모두 돌이켜 보면 행복했던 시간들이구나. 선생님은 너희들과 함께했던 추억들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야. 풀잎반 친구들도 행복했던 추억을 곱게 간직하고, 언제나 그랬듯이 지금처럼 행복하고 씩씩한 풀잎반 친구들로 오래오래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랄게. 사랑하는 동현이, 민이, 부민이, 요술이, 채민이, 수민이, 지연이, 서준이, 주희, 재성이, 규혁이, 병민이, 주혁아! 이제 너희들이 조금 더 커다란 세상으로 첫발을 디디게 되는구나.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가슴속에 품은 커다란 꿈에 한 발 한 발 다가서기를 바랄게. 선생님은 너희들이 어느 자리에서도 빛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늘 응원하고 있을게. 너희들 모습을 하나하나 마음에 새기며 간직할게. 너희들의 졸업을 축하한단다."

 

▲ 어린이들 선생님 말씀을 듣다     © 최영숙

 

어린 졸업생들은 선생님이 편지를 읽는 동안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집중하며 경청했다.

 

▲ 이슬반, 나리반, 꽃잎반 재학생들 송별가를 부르다     © 최영숙

 

이어 이슬반, 나리반, 꽃잎반 재학생들이 무대에 서서 송별가를 불렀다.

 

"언니, 오빠 정말 가면 우린 누구하고 노래하나 / 언니, 오빠 정말 가면 우린 누구하고 춤추나 / 세상에서 언니처럼 좋은 언니 없어요 / 세상에서 누나처럼 좋은 누나 없어요 / 아주 아주 가지 말고 우리 같이 노래 불러요." 귀여운 어린이들의 노랫소리가 교실에 가득 울려 퍼졌다.

 

▲ 풀잎반 어린이들 졸업가를 부르다     © 최영숙

 

곧이어 풀잎반 어린이들이 졸업가를 부르며 화답했다.

 

"아침마다 모여서 재미있게 지내던 / 사랑하는 유치원을 떠나가게 되었네 / 우리 우리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 어깨동무 내 동무 잘 있거라 또 보자 / 친구들아 랄랄라 기쁜 노래 부르며 / 많은 재주 배우고 유치원을 떠나네."

 

▲ 형, 누나들이 졸업하자 와락 우는 어린이     © 최영숙


형과 누나들의 졸업가를 듣던 한 재학생 어린이가 와락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에 선생님이 다가가 따뜻하게 다독여 주었다.

 

▲ 이채민(8) 살 졸업생 가족 사진을 담다     © 최영숙

 

 공식 행사가 끝난 후에는 가족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졸업생 이채민(8) 군의 어머니 이리질라와리(39) 씨는 “마음껏 뛰어놀 수 있던 소래유치원을 졸업하게 되어 서운하다. 아이가 이곳을 너무 좋아해서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오고 싶다고 보챌 정도였다. 이제 신일초등학교로 입학하는데, 그곳에서도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주 이규혁(8) 군의 졸업식에 참석한 김명숙(73) 할머니는 “손주가 유치원을 즐겁게 다녀서 참 좋았다. 선생님들께 고맙게 생각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 소래유치원과 소래산     © 최영숙

 
풀잎반 조미미(28) 선생님은 ”섭섭한 마음이 크다. 아이들이 유치원 생활 동안 웃음을 많이 주었다. 특히 여름캠프에 가서 아이들과 여러 가지 놀이를 했던 기억이 가장 오래 남는다. 초등학교에 가서도 이곳에서처럼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아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기타로 만든 우체통     © 최영숙


 소래유치원 교정에서는 밥통이나 카세트 등 버려지는 고물들로 만든 잠자리 등의 곤충 모형을 만날 수 있어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이번 방문에서는 버려진 기타를 활용해 만든 빨간 우체통이 새로이 눈길을 끌었다.
 

▲ 청소기로 만든 곤충     © 최영숙


이문석 이사장은 “그냥 버려지는 물건들을 보면 이것저것 만들 것들이 생각난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있으며, 아이들이 좋아해 주면 저 역시 행복하다. 만약 별로 관심이 없으면 다시 해체해서 새로 만든다. 또한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진학하면 모두 잘해낸다. 소래산 자락 아래의 넓은 자연 속에서 자라나 상상력과 감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어디를 가도 잘 적응하고 행복하게 자랄 것”이라며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확고한 교육관을 밝히기도 했다.

▲ 소래유치원 1회 졸업생 이철 씨의 어머니 꼬꼬상회 장필례(65) 씨를 만나다     © 최영숙

 

유치원 근처 꼬꼬상회로 자리를 옮겨 소래유치원 제1회 졸업생인 이철(41) 씨의 어머니 장필례(65) 씨를 만났다. 평일인 관계로 이철 씨는 직장에 출근하여 만날 수 없었다.

 

장필례(65) 씨는 “우리 철이가 소래유치원에 1회로 입학하고 졸업했을 당시에는 이웃 동네 아이들까지 함께 입학해서 한 반에 30~40명 정도였다. 지금은 어린이들이 별로 없지만 예전에는 집집마다 아이들이 참 많았다. 당시 소래유치원에서는 소풍을 창경원으로 갔는데, 도시락을 싸 들고 다 함께 버스를 타고 갔던 기억이 난다. 1970년경 현재의 장소에서 소래어린이집을 연 것으로 기억한다”며 옛 시절을 회고했다.

 

▲ 졸업생들이 그린 자화상     © 최영숙

 

교실 벽면에는 졸업생들이 직접 그린 자화상이 걸려 있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함과 저마다의 개성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림들을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시흥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소래유치원의 졸업식을 나서며, 이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지금처럼 밝고 맑은 웃음이 넘쳐나는 학교생활을 이어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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