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1년 12월 31일 시흥갯골에서 일출을 보다 ©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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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시흥갯골을 찾아 경건한 마음으로 해맞이를 하곤 했다.
| ▲ 2012년 1월 1일 홍천에서 일출을 보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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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새해 첫날에는 강원도 홍천에서 일출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늘 새해를 시작하던 시흥갯골에서의 해맞이를 거르게 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국 한 해의 마지막 날인 2011년 12월 31일 새벽, 카메라를 메고 다시 시흥갯골로 향했다. 저 멀리서 푸르스름한 여명이 고요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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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바다 위로 힘차게 솟아오르는 일출이나 장엄한 산등성이 위로 둥실 떠오르는 일출도 저마다 아름답지만, 포동 벌판과 갯골 사이에서 호젓하게 만나는 일출은 또 다른 멋과 깊은 위로를 안겨준다.
포동 벌판의 한가운데서 마주한 해가 광활한 대지 위 송전탑 실루엣 걸려 멈춘 듯 서 있었다.
안개를 헤치고 붉게 떠오르는 해의 둥근 모양이 마치 신선한 계란 노른자처럼 선명하고 탐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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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사행성 내만갯벌이라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지형을 지닌 이곳 시흥갯벌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막힘이 없어 바라보는 눈길과 마음까지 시원하게 열어주었다.
방산대교 아래 갯벌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절을 지나 빛이 바랜 칠면초와 벌개미취 등이 하얀 겨울 서리를 맞아 마치 눈부신 흰 꽃을 다시 피워낸 듯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차가운 벌개미취 줄기마다 서리꽃이 소담스럽게 피어났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있으니, 수주문학상에 이어 2011년 대산창작기금을 수혜 한 소래문학회 임경묵 시인의 시 한 구절이 가만히 귓가를 스쳤다.
폐염전 서리꽃 -임경묵-
소금 꽃 사라진 염전에 서리꽃 피었단 말은 소금 온다는 말처럼 반가운 말이리.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흔들리면 피울 수 없는 꽃 밤새 염전 외곽을 서성이던 칼바람이 비루먹은 갈대밭에 몸을 얹고 까무룩 잠든 사이 피어난 꽃이리. 시린 새벽과 당당히 맞서는 날 선 결정(結晶)이리 소금 꽃 사라진 염전에 서리꽃 피었단 말은 수수 억만의 갈대가 태곳적 과두문자(蝌蚪文字)로 흰 눈썹 휘날리며 바람의 원전(原典)을 베껴 쓰는 일이리.
이른 새벽, 정적을 깨는 사람의 인기척에 놀란 겨울 새들이 일제히 물보라를 일으키며 하늘 위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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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시흥에 이토록 아름답고 서정적인 일출을 품은 곳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늘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 이 귀한 자연의 유산이 아주 오래도록 변치 않아서, 우리 뒷세대의 사람들도 먼 훗날 이곳에 서서 일출의 경이로움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기를 마음 모아 기원했다.
드디어 2012년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밀물이 들 때면 그득하게 차오르는 저 갯골의 푸른 물길처럼, 새해에는 모든 분의 가슴속 소망이 빈틈없이 그득하게 차오르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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