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갯골 습지보호지역 지정 공청회가 남긴 과제

시흥갯골 습지보호지역 지정 공청회를 지켜보며

김상신 | 기사입력 2011/12/06 [16:34]

시흥갯골 습지보호지역 지정 공청회가 남긴 과제

시흥갯골 습지보호지역 지정 공청회를 지켜보며

김상신 | 입력 : 2011/12/06 [16:34]
12월 6일 오후2시30분 하중동에 위치한 국민체육센터 강당에서 국토해양부에서 주관한 시흥갯골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시흥갯골을 습지보전법에 의거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것과 관련하여 시민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평소 시흥갯골을 자주 찾으면서, 시흥갯골이 생태·문화·관광 등의 측면에서 정말 소중한 곳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일찍부터 공청회장으로 갔다. 특히 방문객이 많아지면서 아름다운 갯골의 이면에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와 염생식물의 무단 채취 등 시흥갯골이 훼손되는 모습에 우려해왔기에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통한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가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려했던 대로 공청회가 진행되는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시흥갯골 인근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이는 주민들의 집단적인 공청회 반대 행동 때문이었다. 주민들은 꽹과리와 징을 치며 공청회 진행을 방해했고, 단상에 올라 진행마이크를 뺏기도 했다. 공청회가 원만하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시민들도 많았지만, 반대하는 주민들이 대개 어르신들이었기에 공청회 진행 방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의하기는 어려웠다. 물론 시흥갯골 바로 옆의 폐염전을 소유한 (주)성담의 직원들도 공청회 방해 행동에 개입되어 있었다.
 
▲ 혼란속에 개최된 시흥갯골 습지보호지역 지정 공청회     ©김상신

 
공청회 개회전인 2시경부터 시작된 주민들의 집단행동은 공청회 개회를 선언한 2시30분이 넘어서도 계속되었고, 이때부터 주관기관 책임자인 국토해양부 해양정책과장과 주민들간의 밀고당기기가 지리하게 이어졌다. 주민들은 해양정책과장이 발언하려고 하면, 징과 꽹과리, 북을 치며 막았고, 메가폰을 들고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반대하는 주장을 반복했다.
 
공청회는 요식행위라며 들으려하지 않는 반대 주민들, 어떻게든 습지보호지역 지정의 내용을 설명하여 공청회를 진행하고자 한 해양정책과장, 공청회 내내 이어진 6시간동안의 풍경이다. 해양정책과장의 끈질긴 인내가 돋보였다. 혼란한 공청회장 상황에서도, 어떠한 마찰도 일어나지 않도록 예의바른 설명으로, 때로는 침묵으로 서서 6시간을 버텨낸 주관 공무원의 태도에서 갈등관리에 임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았다.

결국 어렵게 얻은 해양정책과장의 마지막 발언은 습지보호지역 지정은 국가가 관리하는 공유수면에만 지정하는 것이며, 주민들의 개인 사유재산에는 어떠한 제한도 없다는 점, 이후 반대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차분한 대화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습지보호지역 지정은 꼭 필요하다. 천혜의 보고인 내만갯벌을 지키는 일이며, 수도권의 많은 시민들에게 시흥갯골의 생태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이다. 또한 시흥갯골생태공원이 생태공원으로서의 본질 가치를 명확히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얼마 전 조사한 시흥시민여론조사에서도 시민의 74.3%가 시흥갯골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갯골 인근의 많은 주민들은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반대한다. 주민 반대의 이면에는 물론 인근 토지주인 (주)성담에 의해 기획된 것으로 보이는 오도된 정보제공과 선동이 한 측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근저에는 그린벨트지정에 따른 수십년간의 규제에 대한 반발, 땅값하락에 대한 우려, 지역개발에서 소외된 주민들의 피해의식이 있다.
 
이제는 시흥시 지방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의지와 대응이 필요하다. 모토로 내세우고 있는 ‘생명도시 시흥’을 실현하기 위해, 또 700억원이 투입되는 시흥갯골생태공원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해서도 시흥갯골 한가운데 물길과 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일은 시흥시의 중요한 정책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습지보호지역 지정 추진의 과정에 시흥시는 빠져있고 국토해양부와 환경단체만 보인다.
 
이제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공감하는 시민 전체여론도 확인되고 공청회도 치렀으니 이제 남은 것은 인근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를 어떻게 수렴하며 습지보호지역 지정의 마무리 절차를 밟을 것이냐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습지보호지역이 성공적으로 지정되고 취지에 맞게 관리운영되려면 그 과정에 시민들의 동의, 특히 인근 주민들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따라서 반대하는 주민들과도 보다 적극적으로 만나야 한다. 6시간 공청회의 모습에서 보았듯이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설명하고, 설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공청회장에서 터져나온 ‘시장, 국장은 어디 있고, 시의원은 어디있냐’는 주민들의 항의처럼, 이 일은 시흥시의 몫이다.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방치된 갯골의 쓰레기를 걷어내고, 물길의 수질을 깨끗하게 하며, 갯골 환경을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내고향 자연생태를 주민 스스로 만들어가는 가치있는 일이라는 점을 어렵더라도 적극적으로 말해야 한다.

또한 습지보호지역 지정과 생태공원 조성사업속에 인근 주민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과 사업을 마련해 제시해야한다. 시흥시 지방정부가 나서서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따른 생업의 어려움과 재산가치 하락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오히려 활력있는 마을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대안과 비젼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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