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담, 갯골길을 폐쇄하다

최영숙 | 기사입력 2010/04/25 [02:14]

(주)성담, 갯골길을 폐쇄하다

최영숙 | 입력 : 2010/04/25 [02:14]

 

▲ (주)성담 안내문     ©최영숙


     2010년 4월 19일 시흥생태공원에서  섬산을 돌아가는 길을 비롯해서 모든 갯골 길들이 (주)성담에 의해 폐쇄되었다. 


    “이 지역은 (주) 성담의 사유지입니다. 그동안 일반인의 무단출입으로 인한 각종 안전사고 및 쓰레기 무단 투기 등 불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출입을 통제하오니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안내문과 함께 철문이 닫혔다. 

 

▲ 시흥시 안내문     © 최영숙



    (주)성담에서 막은 철문 앞에는 시흥시에서 차량진입을 막은 문이 또 있었다. 

    시흥시 안내문에는 “이 지역은 도시공원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는 갯골생태공원으로 공원 내 생태 보존을 위하여 일반 차량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용무가 있으신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 2009년 10월 31일 늠내길 제2코스 갯골길 개장식     © 최영숙

 
    2009년 10월 31일 오전 10시 시흥시청에서 늠내길 제2코스 갯골길 개장식이 있었다. 

 

▲ 시흥시 갯골 길     © 최영숙


     구불구불한 사행성 갯벌을 지닌 이곳은 시흥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 갯골길을 걷는 사람들     © 최영숙


     갯골길이 개장된 날 비가 내리는데도 갯골 길의 아름다움에 사람들은  걷고 또 걸었다. 

 

▲ 소금창고 있던 풍경     ©최영숙


    (주)성담은  2007년 6월 4일 등록문화재 심의 3일 전에 소금창고들을 파괴했다. 


▲ 파괴된 소금창고     © 최영숙


    시민들은 아름답게 늘어섰던 근대문화유산인 소금창고들이 어느 날  포크레인에 의해 처참하게 파괴된 모습을 망연자실하게 볼 수밖에 없었다. 

 

▲ 이마트 항의 시위     © 최영숙


     시흥시민들은 (주)성담 본사 항의 방문 및 시화 이마트 앞에서 항의 시위를 했었다. 그러나 한 번 파괴된 소금창고의 복원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시흥에서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이 이마트시화점이라고 들었다.   (주)성담은 시흥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시흥시민들의 발길이, 지갑이 가장 많이 열린 곳이라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 갯골길에서 바라본 월곶     © 최영숙


       그런데 매장을 찾았던 시흥 시민들과 이곳의 아름다움이 알려져 전국에서 찾아오는 시흥 갯골 길은 (주)성담에 의해 막혔다.  알 수 없는 답답함이 밀려들었다. 
 
    늠내길 1코스에서 3코스까지 시흥의 길들에서 개인에 의해 통제된 곳은 없었다.  그곳들 또한 사유지였다.  길에 대한 인심에서 일반인들도 이럴진데, 시흥에서  세금을 제일 많이 낼 정도의 대기업 인심이 어찌 이리 박하고 모질 수  있는가 싶었다.  제주도의 올레길 또한 모두 국유지는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흥시 대기업의 사회환원 모습은 이런가 싶었다.  

 

▲ 생태공원을 관리하는 시흥시     © 최영숙


    
 
    또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주)성담이 갯골 길을 폐쇄하면서 내세운 이유였다.  소금창고를 파괴할 때와 같은 이유였다.  각종 안전사고 및 쓰레기 무단투기를 폐쇄이유로 내세웠다.  갯골 길을 다니는 것은 자전거를 탄 사람들과 걷는 시민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갯골길이 개장되면서 안전사고나 쓰레기 무단투기를 보지 못했다. 그래도 나오는 쓰레기들은 시흥시에서 바로바로 수거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오히려 예전보다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고마워해야할 부분이었다.

 

▲ 문이 닫힌 곳으로 자전거를 타고 오는 시민들     © 최영숙



    자전거를 타고 온 한 시민은  갯골로 가는 길이 막힌 것을 보고 “거!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막으면 집안이나 기업이나 망하는 거여!” 혀를 차며 부흥교 방향으로 돌아 나갔다. 
 

▲ 섬산으로 향하는 시민들     ©최영숙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섬산으로 가려던 시민들도 철문으로 막혀있는 곳에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돌아 나왔다.    

 

▲ 안내문들     © 최영숙



    (주)성담과 시흥시의 안내문을 보면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주)성담은 이곳은 “사유지”라고 했고, 시흥시에서는 “도시공원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는 갯골생태공원“이라고 안내문에 적었다.

    두 개의 철문사이에 시민들이 끼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 갯골새 새들을 가슴에 품다     ©최영숙


 
    갯골의 커다란 새 안에  새들이 옹기종기 가슴팍을 파고 든다. 자연은 모든 것을 품는다.  그러나 사람은,  아니 기업은 내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갯골길을 바라보다     © 최영숙


     어린 날 읽었던 동화가 생각났다.
 
    “옛날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동네 아이들이  이곳에 와서 즐겁게 놀았다. 그러나 그는 어린이들이 정원에 들어와 노는 것이 보기 싫었다. 담장을 높이 쌓고 정원 문을 굳게 닫았다.  그때부터 정원의 꽃은 시들고 깊은 겨울뿐이었다. 
 봄이 되어도 꽃이 피지 않았다.  그러자,  나비와 새들조차 날아들지 않았다. 그렇게 세월이  지났다.   이유를 모르는 주인은 춥고 외로웠다.
 
    그러던 어느 날 조그만 꽃이 핀것을 보았다.  주인은 반가워서 달려가 보았다.   담장 귀퉁이가 무너진 곳으로 어린이들이 몰래 들어와 놀고 있었다. 그곳에 꽃이 피었던 것이다.  그는 깨달았다.  그는 담장을 허물고 어린이들과 함께 놀았다.  그곳은 다시 예전의 아름다운 꽃동산이 되었다.”  
 

  


▲ 갯골길을 걷는 어린이들     ©최영숙



   어린이들이 갯골 길의 초입을 걷고 있었다.  “우리는 시흥의 아름다운 갯골 길을 걷고 싶어요.” 어린이들이 말하는 듯했다. 
 
    우리들이 새싹들에게 어떤 답을 줘야할지 알 수 없다. 그저 현재를 살고 있는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시흥기록, 시흥갯골, 소금창고 관련기사목록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