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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과림보건진료소 1층에서 과림실버스쿨 2학기 종강식이 열렸다.
과림실버스쿨은 지난 2011년 마을 주민들이 어르신 12분을 대상으로 3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어린이 유치원과 비슷한 '어르신 노치원'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첫걸음을 뗐다.
저마다 치열했던 고부갈등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어느덧 새로운 며느리를 맞이할 나이가 된 늙수레한 마을 며느리들이 시어머니들 앞에서 재롱잔치 같은 공연을 펼쳤다. 그 다정한 모습이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의 파동을 전했다.
과림동의 보배인 이들은 회장-설경자, 부회장-이종숙, 총무-신정희 회원-2통:서영길, 이점자, 최순애, 3통: 임순남, 유효례, 박순자, 조후분, 4통:구자연, 김경숙, 우혜숙, 이옥자, 권형희, 남경민, 김순희, 5통: 이정순, 양미자, 오지연 씨 등이었다.
경자(53·무지동) 마을건강원 회장은 회원들과 함께 월·수·금요일마다 조를 짜서 오전 10부터 오후 4시까지 어르신들의 손발이 되어주고 있다. 설 회장은 올해부터 본인의 시어머니도 이곳 실버스쿨로 모셔왔는데, 나날이 활기를 되찾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며 며느리로서 더욱 큰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를 지었다.
“어머님이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 조금 어색해하셨지만, 진료소에서 준비한 율동과 음악, 웃음치료 프로그램이 워낙 다채롭다 보니 이제는 누구보다 재미있어하신다. 이번 방학을 누구보다 아쉬워할 정도다. 이곳을 통해 동네 어르신들이 눈에 띄게 즐거워하시고 건강해지시는 모습을 보는 것이 우리의 행복이다. 늘 반갑게 손을 잡아주시며 고맙다고 인사해 주실 때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보람이 솟구친다.”
설 회장의 이야기를 곁에서 듣던 시어머니 전전행 어르신 역시 “우리 며느리가 집안일뿐만 아니라 이웃들을 위해 이곳에서도 극진하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니 참 대견하고 고맙다”라며 고부간의 훈훈한 정을 나누었다.
현재 과림동 관내에는 일반 병·의원이 없다. 그렇기에 과림보건진료소가 지역 사회에서 감당하는 보건·복지의 역할은 타 지역에 비해 훨씬 막중하다. 실제로 보건진료소에서는 실버스쿨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건강 기초 조사를 병행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일상생활 능력 저하자 11명, 운동 능력 저하자 12명, 치매 의심 3명, 우울 점수 이상자 6명으로 나타났으며, 보유 질병으로는 고혈압 14명, 당뇨병 6명, 뇌혈관 질환 2명, 파킨슨증후군 1명, 심폐질환 3명, 관절염 12명 등으로 집계됐다. 의료기관인 보건진료소가 주축이 되어 실버스쿨을 운영하기 때문에, 이렇듯 어르신들의 만성 질환을 정확히 파악하고 약 복용 지도 등 맞춤형 의료 도움을 즉각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또한 과림보건진료소는 평소에도 날짜를 지정해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신나는 웃음치료를 진행하고, 정기적인 혈당 및 혈액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헌신 덕분인지 현장에서 만난 마을 주민들과 보건진료소장, 사무국장은 서류상의 관계를 넘어 진정한 한 가족 같은 끈끈한 유대감을 보여주었다. 김은자 소장이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격의 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김은자 과림보건진료소장은 “나 혼자의 힘으로는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이었지만, 내 일처럼 차량 운행과 식사 봉사를 도맡아 주시는 마을건강원 회원들과 매주 귀한 걸음을 해주시는 재능기부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함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며 “오래된 자연부락 특유의 끈끈하고 넉넉한 정이 과림동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라고 공을 돌렸다.
어쩌다 한 번 생색내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수년째 지속해서 이 소중한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참으로 귀하고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 교회를 비롯한 과림동의 자치 기관들, 그리고 행정구역을 넘어선 후원 회원 100여 명의 따뜻한 시선이 오늘도 마을 어르신들의 노년을 외롭지 않게 보듬어 안고 있다.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지어 보인 어르신들의 환한 웃음 속에서 깊은 고마움과 감사가 읽혔다. 노년의 고독을 지워낸 저 아름다운 웃음 뒤편에는, 이름도 없이 음으로 양으로 묵묵히 땀방울을 흘려온 수많은 이의 거룩한 헌신이 숨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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