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섬' 증도를 가다

-최영숙의 발길 따라 가는 풍경-

최영숙 | 기사입력 2011/07/01 [23:18]

'느린 섬' 증도를 가다

-최영숙의 발길 따라 가는 풍경-

최영숙 | 입력 : 2011/07/01 [23:18]
▲ 태평염전 소금창고     ©최영숙

  
2011년 6월 22일(수) 시흥의제21에서  시흥갯골 습지보호구역 예정지 주민, 시흥갯골습지보호 실천단 위원, 환경단체 회원 등과 신안 증도 습지보호지역 답사를 다녀왔다.
 

▲ 증도     ©최영숙

 
오전 7시에 출발했다.  5시간 가까이 달려서 신안군 증도에 도착했다.  사옥-증도간 연륙교가 개통되어 버스가 증도까지 들어갔다. 
 

▲ 2005년 9월 25일 증도,  배 타고 들어가다     ©최영숙

 
2005년 9월 25일 증도를 왔었다. 그 당시에는 배를 타고 증도로 들어갔었다. 6년 전의 사진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꼈다.  어떤 면에서는 배를 타고 들어갈 때보다 차로 오는 현재가 더 멋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를 타고 올 때의 운치는 또 다르기 때문이었다. 
 증도는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Citta Slow)로 지정되었다. 천천히 들어오던 2005년도의 풍경이 슬로시티와 더 어울리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증도갯벌전시관     ©최영숙

 
신안갯벌센터 사무국장 정연진씨가 신안갯벌센터를 안내했다.

"처음 이곳 증도에 왔을 때는 지금의  짱뚱어 다리 앞 갯벌에 들어가면 배꼽아래까지 빠졌었다. 그러나 축제를 몇 해하고는 이제는 다리까지 빠진다. 갯벌이 다져져서 많이 죽은 것이다."라고 했다.

"갈대가 사방 10미터가 있으면 가정의 정화조 역할을 한다." "칠게는 칠칠맞게 온갖 갯벌을 묻히고 다녀서 칠게라고 한다."는 등 갯벌의 중요한 역할과 갯벌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에 대해서  흥미진진하게 설명했다.
 

▲ 2011년 짱뚱어 다리     ©최영숙

 
  증도가 문화재로 등록된 국내 최대의 단일염전 태평염전을 담고 있고 슬로시티로 지정되면서 증도 주민들의 삶도 많이 바뀌었다.  "증도가 갯벌로 먹고 살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증도 주민이면서 여행사 길벗의 대표 박종천(57)씨는 말했다.
박종천(57)씨의 안내로 짱뚱어 다리로 왔다. 짱뚱어 다리는 6년 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 2005년  9월 25일  짱뚱어 다리     ©최영숙

 

▲ 증도 갯벌 짱뚱어     ©최영숙


  증도 우전리는 우리나라 짱뚱어의 대표적인 서식지이다. 짱뚱어는 펄 성분이 91% 이상, 함수율이 30% 이상 된 곳에 서식하고 환경오염에 민감하다. 눈은 머리 위로 특 튀어 나와 있고, 가슴지느러미를 이용해 갯벌 위를 걸어 다닌다.
 
정약전은 짱뚱어를 철목어(凸目漁)라 하였다. 정약전은 "큰 놈은 5~6치이다. 모양은 대두어를 닮았다. 빛깔은 검고 눈은 볼록하게 튀어나왔다. 헤엄을 잘 치지 못하고 오히려 뻘 위에 있기를 좋아한다. 물 위를 도약하면서 수면을 스치듯이 뛰어다닌다." 고 했다.

 짱뚱어는 12월부터 3월까지 겨울잠을 잔다. 잠을 많이 자는 사람을 '잠퉁이'이라 하는데 짱뚱어의 이름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제 '잠퉁이'는 증도를 대표하고 짱뚱어다리라는 이름까지 만들었다.

 

▲ 모래사구 밀려오다     ©최영숙
 
 

 짱뚱어다리에서 갯벌을 바라보았다. 멀리 모래언덕이 보였다. 갯벌과 모래언덕은 어울리지 않았다.
박종천(57)씨는 이 모양은 "자연이 인간들의 어리석음을 나무라는 것이다."고 했다.  "몇 해 전 에 이곳에서 행사를 하면서 명사십리의 모래들을 가져다 썼다. 행사가 끝나고 사람들은 잊었다. 올해부터 이렇게 그 당시의 모래들이 둑들 쌓인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갯벌에 모래가 쌓이면서 사람들이 행사용으로 쓴 모래가 갯벌을 죽이고 있는 것이었다. 자연은 사람이 하는 일에 대하여 말없이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     ©최영숙
 


1976년 한 어부의 그물에 청자가 걸려 나왔다. 이것이 신안해저유물을 발굴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인양된 유물은 도자기 20,661점, 금속제품 729점, 석제품 43점, 동전류 28톤 등과 침몰한 선체였다. 수 백 년 전 해저에 잠든 문화사의 보고를 알려준 어부와 파도와 해풍에 시달리면서 발굴에 참여한 관계자들의 노고를 기념하기 위해 발굴기념비와 전망대가 세워졌다.
 
 
▲ 등대     ©최영숙
 
 
 멀리 등대가 보였다.  폭풍에 길을 잃고 침몰했던 해저 유물선과 등대의 모습이 여러 생각을 하게 했다.

  

▲ 소금박물관     ©최영숙

 
등록문화재 제 361호인 소금박물관으로 왔다. 
현 소금박물관은 1953년에 건축된 석조 소금창고를 원형 대대로 사용하고 내부를 리모델링하여 2007년 소금박물관으로 재탄생하였다. 
 

▲ 2011년  태평염전과 수로     ©최영숙

 
문화재로 등록된 국내 최대의 단일염전 태평염전으로 왔다.  2005년 왔을 때와는 다소  변해 있었다. 
 
 

▲ 2005년 태평염전 모습     ©최영숙

 
2005년도의 태평염전의 모습이 더욱 정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그물을 내려 망둥어를 잡고 석양은 지고 있었다.
 
 

▲ 태평염전 소금창고들     ©최영숙
 
 

 소금창고 지붕들은 새 지붕으로 씌워졌고, 염생식물들이 있던 곳은 염생습지공원이 되어 있었다.  증도의 태평염전은 단일염전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증도면 소재지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증도를 찾는 방문객들을 가장 먼저 맞는다.
 
  우리나라 천일염의 6%인 연간 1만 6 천 톤을 생산하는 태평염전은 1953년 한국전쟁 후에 국내 소금생산 자급자족, 이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을 염전을 통하여 피난민촌을 조성하고 구제하려 만들어진 점에서 역사적 보존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같은 시기 건립된 소금창고와 함께 근대문화유산인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 2005년 9월 25일 태평염전 염부     ©최영숙
 

 
2005년 태평염전에서 소금을 거두고 있는 모습이었다.
  

▲ 2005년 태평염전에 서다     ©최영숙
 
 
사진을 담던 사람들.
 
 
 
▲ 태평염전 소금창고와 사람들     ©최영숙
 
 
2011년에 왔을 때는 비가 내렸다. 태평염전에서 소금을 거두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 2005년 9월 26일 태평염전     ©최영숙

 2005년도의 태평염전의 모습을 보면서 시흥의 소금창고를 생각했었다. 이곳의 소금창고도 아름다웠지만 시흥의 소금창고의 아름다움을 따를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  내만갯벌과 어우러진  시흥 소금창고     © 최영숙
 

사행성 내만갯벌의 아름다움을 지닌 시흥의 소금창고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 이제는 사라진 시흥의 소금창고들     © 최영숙
 
 
소금창고들을 보면 마음이 우울해졌다. 이제는 2동만 남겨지고 모두 사라진 시흥의 소금창고들이 떠오르기 때문이었다.

 

▲ 시흥 소금창고 보름달 뜨다     © 최영숙


 우리들이 무엇을 잊어버렸는지를 생각하게 했기 때문이다. 한 번 부숴 진 소금창고의 복원은 요원해진 듯하다.  시흥시에서는 시흥갯골에 습지보호구역을 지정하기 위한 공청회등이 열렸다. 
 

▲ 석양이 지는 시흥 갯골     ©최영숙
 
 

돌아오는 차안에서 시흥의 습지보호구역을 지정하는 일에 대해 습지보호구역예정지 주민과 환경단체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들을 밝혔다. 
 
  시흥갯벌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자 무대에서 현수막을 떼어 내셨다던 윤옥희(61) 바르게살기 신현동 위원장은 "증도에 와서 보니 배우는 것이 많다. 자연도 보호되면서 이곳에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이 많다. 우리 동네에 습지가 들어오면  돕고 싶다." 고 했다. 
 
  방산동 이종일(57)님은 "시흥에 실질적인 도움이 없다. 증도는 1박2일로 가서 지역에 돈을 쓰고 오지만 시흥은 도심에서 1시간 2시간 거리다. 이곳에는 쓰레기만 남기고 간다.  평생을 이곳에서 산 사람들은 가만있는데 몇 년 안 산 사람들이 시흥 생각은 혼자 다 하는양 한다.  보호구역 만들지 말고 보려면 가까이에 있는 인천 생태공원 가면 된다."  했다.
 
공원관리과 공무원은 " 일을 추진하다 보면 찬성 하시는 분도 있고 반대하시는 분도 있다. 습지보존지역을 하려는 곳은 사유지는 안 들어가고 공유수면으로만 할 예정 "고 했다.
 
시흥환경단체 서경옥 사무국장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지 않는 보존은 의미가 없다. 생명의 가치을 중요하게 여기고 생물에도 로얄티가 있다. 증도가 생물과 갯벌을 보존함으로써 주민들에게 오는 실질적인 이득들을 보았다. 시흥에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 2005년 9월 25일 태평염전 노을 지다     ©최영숙

 
 돌아오는 차안에서 각자의 의견들은 달랐지만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견들을 나눔으로써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 증도갯벌     ©최영숙

 
남도의 끝자락, 사람들이 잘 찾아들지 않던 섬 증도!
 
자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천연자연인 갯벌과 1953년도에 조성된 태평염전을 문화재로 등록하고  소금을 생산함으로써 증도의 소금을 전국에 알리고 소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태평염전을 보고 왔다.
 
 또한, 아시아 최초로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Citta Slow)로 지정함으로써 증도의 브랜드가치를 더욱 높였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생명을 얻은 '느린 섬' 증도를 다녀왔다.

 

▲ 태평염전     ©최영숙

 
2005년도에 방문했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지만 큰 원형을 손상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변화하여  마을 주민들의 삶까지도 바꾸어 놓았다.
 
증도를 다녀오면서 우리 시흥에서도 '시흥갯골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윈윈하면서 시흥의 갯벌들도 영구히 보존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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