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사찰 기행, 흑매화 향기에 취하고 인연의 빛을 깨닫다

-최영숙의 발길 따라 가는 풍경-

최영숙 | 기사입력 2011/04/18 [18:14]

남도 사찰 기행, 흑매화 향기에 취하고 인연의 빛을 깨닫다

-최영숙의 발길 따라 가는 풍경-

최영숙 | 입력 : 2011/04/18 [18:14]
▲ 화엄사 흑매화 피어나다     ©최영숙

 
2011년 4월 13일 새벽, 화엄사의 흑매화를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사찰에 도착해 얼마 지나지 않아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 화엄사 흑매화     © 최영숙
 
 


 햇살이 들기 전의 흑매화도 충분히 아름다웠지만, 아침 햇살을 받아 빛을 발하는 순간의 경이로움에는 미치지 못했다.

 

▲ 화엄사 흑매화로 햇살 쏟아져 들어오다     ©최영숙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자 흑매화는 마치 싱싱하게 살아나는 듯했다. 온 세상 만물이 함께 피어오르듯 붉게 타오르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 화엄사 흑매화를 사진에 담는 사람들     ©최영숙

 이 순간을 간직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은 흑매화의 자태를 사진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 각황전을 감싼 흑매화     ©최영숙
 

  국보 제67호인 화엄사 각황전은 단청하지 않은 고색창연한 건물이지만, 흑매화가 만개하자 그 붉은 빛이 번져 마치 각황전이 붉게 물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참으로 장엄한 풍경이었다.
 
▲ 고혹적인 화엄사 흑매화의 자태     ©최영숙

  여인이 몸을 살짝 틀고 있는 듯 흑매화는 고혹적인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 화엄사 흑매화와 석등    ©최영숙
 
 

 

 

 

국보 제12호인 각황전 앞 석등 위로도 흑매화가 가지를 뻗어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 화엄사 흑매화 피어나다     ©최영숙
 
 

 

화엄사의 흑매화는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완벽했다. 붉다 못해 검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흑매화'라는 이름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실감했다.

 

▲ 화엄사 흑매화를 멀리서 바라보다     ©최영숙


화엄사가 보유한 국보 4개 중 3개(각황전 앞 석등, 사사자 삼층석탑, 각황전)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에서 흑매화를 바라보았다. 600년의 세월을 버틴 이 흑매화야말로 300년 전 각황전을 지을 때도 이곳을 지켰을 터이니, 진정 '살아있는 국보'라 칭해도 모자람이 없을 듯했다.

▲ 연등 그림자     ©최영숙


 사찰의 돌층계 위로 연등 그림자가 정갈하게 드리워졌다.


▲ 스님 사진을 담아주다     ©최영숙


한 스님이 일찍 화엄사를 찾은 참배객들에게 직접 기념사진을 촬영해주며 훈훈한 정을 나누고 있었다.
 

▲ 화엄사의 연등과 그림자     ©최영숙

 

다음 일정을 위해 화엄사를 떠나며, 연등과 그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고요한 풍경을 눈에 담았다. 길을 나서며 다시 한번 흑매화의 늘어진 가지를 돌아보았다. 이토록 아름다운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새삼 감사했다.

 

▲ 섬진강     ©최영숙


섬진강을 따라 쌍계사로 향했다. 굽이굽이 흐르는 강가에는 벚꽃이 만개하여 봄의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 섬진강 연인     ©최영숙


벚나무 그늘 아래서 정답게 대화를 나누는 젊은 연인들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참으로 아름다운 시절이다.
 
 

▲ 섬진강변의 벗꽃과 복숭아꽃     ©최영숙


 섬진강 변에는 벚꽃과 복사꽃이 함께 피어 역광으로 빛나는 강물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빛깔을 만들어냈다.

 

▲ 쌍계사 벗꽃길     ©최영숙
 
화개장터를 지나 쌍계사에 이르는 길은 꽃구경을 나온 차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사찰 근처에 다다라서야 겨우 숨통이 트였다.

▲ 그림자 한 방향으로 가다     ©최영숙
 
 
쌍계사로 오르면서 보았다.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의 방향은 서로 다르지만
그림자는 한 방향이라는 것을,
 
이 단순 명쾌한 사실을 이제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아하, 그렇구나. 하는 작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살아오면서 만나고 헤어진 그 많은 인연들이 늘 한 빛 속에 있었다는 것을,
또한 지금도 그 빛 속에 함께 있다는 것을." 지극히 당연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은 얼마나 공평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빛 속에 있으면서 가끔은 불편해 했던
것들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모든 인연들에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쌍계사의 겨자빛 숲속     ©최영숙
 

쌍계사 숲에는 겨자 빛 새순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새 생명들이 숨을 고르며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 사성암 가는 길의 벗꽃 길     ©최영숙

 

사성암으로 가는 길은 한가롭고 운치가 있었다. 섬진강이 언뜻언뜻 비치는 가운데 길 양옆의 벚꽃들이 아름다운 꽃터널을 만들어 주었다.
 

▲ 사성암 가는 길     ©최영숙

 차량통행도 별로 없는 한적한 도로 한 곁에 차를 세웠다. 친구들은 하늘을 향해 뛰어 올랐다. 50대의 여인들이 18세의 여고생들로 돌아갔다.
 


▲ 사성암에서 섬진강을 바라보다     ©최영숙

 
사성암 약사전에  올라오면 앞이 환하게 보였다. 멀리 굽이 굽이진 섬진강이 보였다.
 

 

▲ 사성암의 스님     ©최영숙

 
사성암은 해발 500미터의 오산에 있는 암자로 고승들이 수도하던 곳이다. 원효. 의상. 도선. 진각등 네 명의 고승들이 이곳에서 수도했다 하여 '사성암'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 사성암 소원바위     ©최영숙

 소원을 들어준다는 소원바위에 올랐다.
 
 
▲ 사성암에서 바라본 구례군 모습     ©최영숙
 
 
사성암에서 좀 더 오르면 구례군 모습이 한 눈에 보였다. 
 

▲ 사성암 바위틈의 생명들     ©최영숙

 
사성암 바위에 붙은 담쟁이들이 새싹을 올리고 있었다.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 선암사 홍매화     © 최영숙

화엄사의 흑매화를 보았기에 선암사의 홍매화가 궁금해졌다. 선암사로 전화를 걸었다.
지금 그곳 꽃들은 어떤지 문의했다.
 
"지금 선암사 꽃들이 무척 아름다워요. 오세요."  선암사로 향했다.
 
선암사 대웅전 뒤의  홍매화가 조봇하게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 선암사 홍매화     © 최영숙

 

선암사의 홍매화는 오래된 담장과 함께 기품이 있었다. 
 

 
▲ 선암사 올처진벚꽃     ©최영숙


▲ 선암사 처진올벚나무     ©최영숙


 선암사 뒤편으로 돌아가니 '처진올벚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분홍빛 꽃비가 내려앉는 듯한 황홀한 풍경이었다. 그곳엔 봄이 충만했다.

 
▲ 백양사의 보리수에 걸린 연등들     ©최영숙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백양사로 갔다. 보리수 나무에 연등이 걸려 있었다.
 
 

▲ 백양사 고매화     © 최영숙

어디선가 은은한 매화꽃 향기가  났다. 그곳에는 360년 된 고매화가 있었다.
 
 
▲ 백양사 고매화     © 최영숙

 

 


고택 지붕과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웠다.
 
 

▲ 석양 지다     ©최영숙

 
백양사를 나오자 석양이 지고 있었다.
 

▲ 화엄사 흑매화로 햇살 쏟아지다     ©최영숙
 
 

백양사를 나서는 길, 하늘은 붉은 석양으로 물들고 있었다.

1박 2일간의 남도 사찰 여행은 화엄사에서 시작해 쌍계사, 사성암, 선암사를 거쳐 백양사에서 끝을 맺었다. 남도의 사찰마다 봄은 한창이었고, 발길 닿는 곳마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었다. 살아있음이 감사하고, 함께한 인연들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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