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보호구역 옆 골프장이 웬 말인가"… 시흥갯골 '성담 골프장 공사 중단' 촉구 집회 열려

최영숙 | 기사입력 2012/06/28 [23:39]

"습지보호구역 옆 골프장이 웬 말인가"… 시흥갯골 '성담 골프장 공사 중단' 촉구 집회 열려

최영숙 | 입력 : 2012/06/28 [23:39]
▲ 2012년 6월 23일 장곡골프장건설 반대 집회를 갖다     © 최영숙


2012년 6월 23일 오후 3시, 시흥갯골생태공원 진입로에서 골프장 건설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번 집회에는 전개장곡영농조합, 장곡청년회, 능곡영농조합(준), 능곡원주민모임, 시흥환경운동연합, 시흥 YMCA, 시흥갯골시민회의 등에서 40여 명의 관계자와 주민들이 참석했다.

▲ 서정철 환경운동연합대표가 성명서를 낭독했다     © 최영숙

 

서정철 시흥환경운동연합 대표는 “현재 성담이 보여주고 있는 일방적이고 주민을 생각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분노가 인다. 천혜의 내만 갯벌을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이어 시흥갯골시민회의의 요구사항이 발표되었다.

 

1. 성담은 일방적 공사 강행을 중단하고, 시흥시민에 대한 즉각적인 사과와 향후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이미 성담은 소금창고를 무단으로 철거하고 갯골 습지 지정을 방해하는 등, 골프장 건설을 통한 이익 창출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도덕한 행위를 일삼아온 기업이다. 그런데 또다시 시흥시와의 최소한의 합의 조건도 이행하지 않으면서, '친환경 골프장'이라는 이름으로 시흥시민을 우롱하고 있다. 성담은 골프장 건설에 앞서 최소한의 기업 윤리를 바탕으로 성실과 신의를 통한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에 일방적인 골프장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지금까지의 행위에 대해 시흥시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하며, 더 이상 시민 갈등을 유발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 시흥시는 모든 법적·행정적 수단을 동원해 성담의 골프장 건설 공사를 즉각 중단시켜야 한다.

 

시흥시는 조건부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성담에 대해 즉각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려야 한다. 만약 공사를 중지하지 않을 경우, 승인 취소까지 포함한 모든 법적·행정적 수단을 강구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3. 시흥갯골 습지 지정에 따른 시흥시 차원의 통합적인 관리 보전 계획을 수립하라.

 

시흥갯골은 그 환경적·문화적·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올해 2월 국가습지로 지정되었다. 앞으로 해양생물 서식지 보전 및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어 수도권 내 해양생태관광의 메카로 육성될 시흥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러나 국가습지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시흥시는 갯골 습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전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국가습지지역으로 지정된 시흥갯골의 환경적·생태적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도 없는 상태에서, 골프장 등 시흥갯골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발 계획을 승인한 것이다.

 

앞으로 시흥갯골 주변 염전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 요구가 봇물을 이룰 수 있다. 이러한 개발 계획에 앞서, 시흥갯골에 대한 종합적·장기적 보전과 활용을 위한 시급한 대책 마련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4. 골프장 건설 공사에 따른 주민 피해 조사 및 대책을 수립하라.

 

골프장 예정지인 장곡지구는 주변 1㎞ 이내에 주민 7천 명이 거주하고 있는 인구 밀집 지역이다. 이로 인해 골프장 공사는 시흥갯골의 환경 파괴는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공사 기간 동안 수만 대의 대형 덤프트럭이 통행하면서 발생할 안전사고와 비산먼지 피해, 공사 소음으로 인한 주거 및 생활환경 피해, 아이들의 안전한 교육환경 침해, 농약 사용에 따른 주변 농경지 오염 등 다양한 주민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골프장 공사에 따른 생활환경 및 주민 피해 실태 조사를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경열 갯골지킴이 회장은 “370억 원을 들여 공사하는 과정에서 왜 우리 장곡동 주민들이 피해를 보아야 합니까? 피해가 있다면 당연히 협의하고 보상해야 마땅합니다. 주민 여러분, 우리 모두 성담이라는 회사를 심판합시다. 20만 평에 달하는 공사를 하면서 피해가 없다고 하니 이런 날강도 같은 자들이 어디 있습니까? 주민 여러분, 우리 힘을 모아 성담을 몰아냅시다. 성담은 물러가라! 시흥시장은 진입로 공사비를 꼭 받아내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에서 온 해양생태공원운동본부 성대식 씨는 “성담이 골프장을 운영하게 되면 그 주변 환경은 99% 파괴된다. 이곳에 골프장을 짓는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동네 주민들이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이것을 막지 못하면 후손들에게 할 말이 없다. 친환경적으로 골프장을 운영한다고 해야 그나마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송영길 주민 말하다     © 최영숙

 

주민 송병길 씨는 “성담은 1970년대에 땅을 매입한 후 지가가 올라갈 때까지 지역을 위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회사다. 그러면서 골프장을 짓는 동안 주민들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잡아뗀다. 시흥시도 주민들의 고통에 더 관심을 두기를 바란다. 성담의 한 이사가 찾아와 '친환경적으로 농약을 치겠다'고 하기에, 내가 '그럼 그 친환경 농약 두 병 가져와서 각자 한 병씩 마시고 살아남으면 골프장을 지어도 좋다'고 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그 친환경 농약을 가지고 오지 않더라”고 꼬집었다.

 

▲ 김규성 사회복지협의회장     © 최영숙

 

김규성 시흥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능곡동에서 10대째 살고 있는 토박이 주민이다. 어릴 적부터 이 갯골을 드나들며 게를 잡고 조개를 캤던 기억이 선하다. 이렇게 파괴되어 가는 현장을 보면 가슴이 찢어진다. 성담이 어떻게 이 갯벌을 차지했는가?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운영하던 염전을 적산(敵産) 토지로 편입시킨 국유지였다. 그런데 5·16 군사정변 이후 박정희 정권에 기금을 내고 마치 선물처럼 불하받은 것이다. 그렇게 거저 얻은 땅을 주민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마음대로 개발하겠다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농민들이 피눈물 나게 지켜온 이 갯골을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겠는가. 주민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며,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막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사후환경영향평가단은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와 시흥시가 주축이 되어 공정하게 구성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집회 현장의 피켓에는 “경제성 없다며 포기했던 골프장 건설 계획, 재추진하는 저의는 무엇인가?”, “천혜의 내만 갯골, 후손에게 물려주자”, “생태공원 진입로 공사비 30억 지불 약속 이행하라”, “시흥시 햇토미 브랜드 다 죽어간다”, “습지보호구역 지정해 놓고 바로 옆에 골프장 건설 승인이 웬 말이냐!”, “갯골 생태계 보호는 뒷전, 골프장 건설 승인은 강행처리” 등의 문구가 날카롭게 적혀 있었다.

 

▲ 구호를 외치다     © 최영숙

 

김상신 시흥 YMCA 생협이사가 구호를 선창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복창했다. “성담은 일방적인 골프장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시흥시는 시흥갯골 보존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성담은 골프장 공사에 따른 주민 피해를 즉각 보상하라!”

 

이어 갯골생태공원지킴이 주민이 구호를 선창했다. “공기 좋아 이사 왔다, 우리 동네 오염시키지 마라!”, “습지보호구역 옆에 골프장이 웬 말이냐!”, “성담은 즉각 주민들과 협상하라!”, “시흥시 햇토미 브랜드를 살려내라!” 열띤 구호 제창을 끝으로 집회는 마무리되었다.

 

▲ 공사차량     © 최영숙

 
집회가 끝난 뒤에도 공사 차량은 유유히 현장을 지나갔다. 장곡골프장 건설 문제는 우리 지역사회가 '개발'이냐 '환경보호'냐를 가름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와도 같아 보였다.  

 

(주)성담 측은 친환경 골프장을 짓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는 개발을 최대한 강행하면서 환경보호는 최소한 시늉만 내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심지어 성담은 조건부 합의 내용인 '사후환경영향평가단' 구성조차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그 결과 공사 초기부터 지역 주민 및 시민사회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시흥시와 독단적으로 공사를 밀어붙이는 (주)성담은 지금이라도 시민 앞에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