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들의 단편집-
나의 틈새 시간을 공약한 책들을 소개한다. 늘 가방에는 가벼운 책을 넣고 다닌다. 친구나 지인들을 만날 때,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은 것은 책들 덕분이다. 그 틈새에 책 읽기는 즐거움이다. 특히 2010년부터 일을 하면서 자주 나한테 두 시간 가량의 틈새가 생긴다.
그때 이들 책을 다시 읽었다. 이 단편집들에 실린 글은 학교에서 배운 것도 있고. 이미 읽어 본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인생 지천명의 길목에서 또 읽었을 때, 그 느낌은 발전보다 이해와 배려였다.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가 되어서 그런가?
지금은 책을 읽으면 무엇인가 배워야 한다기보다 관조하는 편이다. 그리고 좀 느슨해지고 편안하다. 책꽂이에 책은 많지만, 우울할 때, 답답할 때 손이 가는 책이 있다. 여기 소개하는 단편들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세노인’ ‘바보 이반’ 등 톨스토이 단편은 뭔가 울림 있는 메시지가 있다. 그리고 인간애가 있고 따뜻하다. 톨스토이의 작품은 일상에서 고단할 때 자주 꺼내 읽는 책 중 하나이다. 아직 소개하지 않은 책 이은성의 동의보감도 마음이 답답할 때 자주 뒤적이는 책이다. 톨스토이 작품으로 독서토론을 많이 했었다. 단편이어서 읽고 토론하기가 좋은 단편이 많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마음을 먹먹하게 하는 책이다. ‘이게 뭐지?’ 하고 서글퍼지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침대에서 자신이 엄청나게 큰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딱딱한 등딱지를 대고 누워 있었는데, 고개를 약간 드니 갈색의 둥그런 배가 보였다. 불록 솟아오른 배는 활처럼 휘어진 각질(角質)의 마디로 나누어져 있었다. 이불은 거의 미끄러져 내려가 간신히 배를 덮고 있었다. 몸체에 비해 형편없이 빈약하고 가느다란 수많은 다리가 버둥대는 게 눈앞에 어른거렸다.
“대체 무슨 일이지?”라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단편이어서 쉽게 읽혀지는데, 읽고 나면 무겁고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하는 소설이다. 삶이 돈으로만 평가되고 돈 때문에 갖은 수모도 견디어야만 하는 일상. 어쩜 돈이라는 존재 때문에 사는 것은 아닌지. 허무하지만 현실이다. 요즘은 꼭 한 가장의 입장에서 보는 것보다 누구나 주인공 그레고르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더 우울하다.
‘알풍스 도데’ 하면 ‘별’과 ‘마지막 수업’이 떠오른다. ‘별’은 마치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중학교 때 나도 ‘별’에 나오는 그런 사랑을 꿈꿨었다. 그리고 ‘황금 뇌를 가진 사람의 전설’을 가지고 초등학생들과 수업에 참여했었다. 날카로운 풍자 작품도 있지만, 따뜻하고 인간미가 흐르는 서정적인 작품도 많다.
‘기 드 모파상’은 제일 먼저 생각나는 작품이 ‘목걸이’이다. ‘허영심 많은 르와젤부인이 부유한 친구에게 목걸이를 빌려서 무도회에 참석한다. 목걸이를 잃어버린 르와젤 부인은 진짜 목걸이를 사서 돌려준다. 빚을 갚기 위해 10년 동안 고통을 참아가면서 고생한다. 우연히 만난 친구에게서 잃어버린 목걸이가 가짜임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읽고 나서 그냥 어의 없다. 인생이 무상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비계덩어리’ 단편은 한 창녀를 중심으로 해서 상황에 따라 변하는 인간의 민낯과 추악한 인간의 본성을 풍자한 작품이다.
‘안톤 체호프’의 단편들은 읽으면서 평상시 접하지 않은 작품이었다. 2009년에 ‘세계 호러 단편 100선’이라는 책을 통해서 안톤 체호프의 ‘잠꾸러기’를 읽고 나서 단편을 사게 되었다. 그런데 체호프의 단편은 어렵고 이해가 빨리 전달되지 않았다.
‘세계 호러 단편 100선’ 책은 980페이지다. 책을 분해해서 15개로 제본해서 갖고 다니며 읽었다. 지금 그 시절로 돌아가서 똑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책 읽는 것도 한 때의 열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다시금 거장들의 단편 책을 정리하면서 지나간 시간에 내 모습을 반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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