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인의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김민지(김순기) | 입력 : 2017/12/17 [14:06]
| ▲ 김용택 시인의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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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뒷면을 펼쳐보니 ‘2017년 1월 6일 친정아버지를 생각하면서’라고 메모되어 있다.
2016년 1월 1일 친정 부모님과 오빠 내외와 동생과 저희 부부가 울진으로 해맞이를 갔다. 해맞이하고 대게랑 회로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추암 촛대바위를 구경하고 정선에서 여러 나물 종류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것이 아버지와 마지막 여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여행 다녀오고 나서 아버지 다리가 전에부터 불편하신 것 같아 병원을 찾았다. 당장 입원해서 수술하라는 말에 우리는 그렇게 했다. 그리고 2016년 12월 28일에 돌아 가실 때까지 혼자서 일어나시지 못했다. 빠르게 결정한 수술과 어이없는 죽음, 중환자실로 병원을 오가면서 아버지의 변화와 나의 마음을 수첩에 메모했었다.
그 어이없는 시간을 벗어나려고 내가 택한 것은 JTBC에서 시작한 팬텀 싱어와 여러 권의 시집이었다. 팬텀 싱어를 핸드폰에 집에 PC에 USB에 담아 차 안에서 뿐 아니라 틈만 나면 들었다. 그리고 또 틈만 있으면 시집을 소리내어 읽고 읽었다. 그러다가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라는 시집을 만났고, 그동안 수첩에 메모 한 아버지의 병상 일기를 옮겨 적었다.
다시 아버지의 사랑도 되새김질하고, 나의 마음을 추스르는데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 시집뿐 아니라 정재천의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를 잊은 그대에게’ 신현림의 잠들기 전 시 한 편, 베갯머리 시 ‘시가 나를 안아준다’ 음유 시인 ‘밥 딜런’의 사랑과 저항의 노래 가사 읽기등이 나의 슬픔을 위로하고 어루만져 주었다.
시들이 읽히지 않아도 이해되지 않아도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읽었다. 읽다가 보니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시도 있고, 어느 시는 나의 슬픔을 이해한다고 토닥거리는 것 같아 눈물을 흘리게도 했다.
유치환 시인의 ‘그리움’이라는 시를 반복해서 읽다가 갑자기 두리번거리면서 아버지를 찾아 고향길을 머릿속으로 더듬어 가기도 했다.
-그리움-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해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에 꽃같이 숨었느뇨
시와 음악을 들으면서 심적으로 많이 의지 했었던 시간들.
2017년이 가고 있다. 나도 가고 있다. 어디인지 모를 목적을 향해서
그 가는 동안 더 많은 책과 조우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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