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의 흥과 끼가 다 모였다! KBS 전국노래자랑 ‘시흥시 편’ 뜨거운 현장326명 치열한 예심 뚫고 올라온 15인, 갯골생태공원서 녹화 봉행… 10월 25일 방영
2015년 9월 12일 오후 1시부터 시흥갯골생태공원 잔디마당에서 '제1774회 KBS 전국노래자랑 - 경기도 시흥시 편' 녹화가 진행되었다.
이번 시흥시 편은 김종윤 책임프로듀서(CP), 박기헌 연출, 정한옥·김인숙 구성, 김상연 진행으로 꾸며졌으며, 심사위원으로는 김동찬 작사·작곡가와 박현진 작곡가가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본 녹화분의 텔레비전 방송 예정일은 2015년 10월 25일이다.
본 녹화에 앞서 지난 9월 10일 시흥ABC행복학습타운에서는 오후 1시부터 대규모 지역 예심이 열렸다. 이번 예심에는 총 326개 팀이 참가해 열띤 경합을 벌였으며, 1차 예심에서 60개 팀을 선발한 뒤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본선에 오를 15개 팀을 확정했다. 이들 정예 멤버들은 9월 12일 본 녹화 무대에서 저마다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현장을 취재하고 기록하면서 왜 이 프로그램이 오랜 세월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아왔는지 깊이 실감할 수 있었다. 시흥시에서 내로라하는 흥과 끼를 가진 이들은 모조리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듯했다. 예심에 참가한 326명의 시민은 4세 어린이부터 80세가 넘는 어르신까지 전 연령대를 아우렀으며, 직업군 또한 교사, 학생, 경찰관, 회사원, 주부, 뮤지컬 배우, 소설가 등 사회 전 분야를 망라해 다채로움을 더했다.
정왕4동에서 참가번호 108번을 달고 예심에 나선 박윤창(56년생) 씨는 “평소 노래 부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오늘 무대에서는 이진관 씨의 인기곡 ‘오늘처럼’을 부를 예정이다. 성실히 준비한 만큼 본선 무대까지 가는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라며 환한 미소와 함께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국의 장벽은 높았다. 심사위원석에서 흘러나온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묵직한 심사평과 함께 아쉬운 발걸음으로 무대를 내려와야 했다. 비록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도전 자체로 아름다운 추억을 아로새긴 순간이었다.
본선 무대에 당당히 선 고주희(62년생) 씨는 “시흥시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늘 기회가 된다면 우리 시흥시 하중동 연꽃테마파크의 명품 연(蓮)을 널리 선전하고 싶다”라며 “김용임 씨의 ‘부초 같은 인생’을 부를 예정이다. 무대에 서니 무척 떨리지만, 살기 좋은 시흥시에 이렇게 큰 잔치가 열려 정말 기쁘다”라고 설레는 소감을 전했다.
드디어 9월 12일, 본 녹화가 시작되는 오후 1시가 가까워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정겨운 "딩동댕~" 오프닝 소리와 함께, 사회자 송해(27년생) 선생이 힘차게 “전국~ 노래자랑!”을 외치며 포문을 열었다.
1950년대 라디오 노래자랑을 모태로 시작된 <전국노래자랑>은 1980년 11월 9일 첫 정규 편성을 마쳤다. 초대 진행자인 이한필을 시작으로 이상용, 고광수 아나운서, 최선규 아나운서 등 당대 최고의 진행자들을 거쳐 1988년 5월, 현 진행자인 송해 선생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후 현재까지 27년째 무대를 든든하게 지켜오고 있다.
“시흥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정겨운 인사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시흥갯골생태공원 잔디마당을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메운 관객들이 일제히 노란색 플라스틱 '짝짝이'를 두드리며 우렁찬 함성으로 화답했다.
본선에 오른 총 15명의 참가자 중 대망의 1번 주자는 송지현(96년생) 씨였다. 송 씨는 ‘사랑의 밧줄’을 열창하며 현장 분위기를 단숨에 달구었다. 이번 무대에 오른 이들의 사연 또한 다채로웠다.
참가자 권지혜(94년생) 씨는 “어릴 적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전남 영광의 외가댁에서 자랐다. 늘 자식처럼 키워주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 꼭 텔레비전에 나오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었다. 오늘 두 분 앞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꿈만 같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실제로 이날 녹화장에는 전남 영광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한걸음에 상경한 외할아버지 조정호(44년생) 씨와 외할머니 정공순(47년생) 씨, 그리고 시흥에 거주하는 온 가족이 총출동해 권 씨의 무대를 뜨겁게 응원했다.
외할머니 정공순 씨는 “외손녀가 전국노래자랑 본선 무대에 선다는 소식을 듣고 영광에서 단숨에 달려왔다. 어릴 때 우리 품에서 자라 정이 정말 많이 든 아이다. 꼬마 때도 카세트테이블만 틀어주면 춤을 추고 노래하며 참 잘 놀았는데, 이렇게 큰 무대에 선 걸 보니 대견하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권지혜 씨는 “오늘 현장에 계신 모든 어르신을 위해 신나게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르고 무대를 마음껏 즐기겠다”라고 덧붙였다.
목감동에서 참여한 최고령 참가자 김은동(36년생) 어르신은 애틋한 사연으로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충남 부여가 내 고향이다. 우리 집 영감님이 몇 년 전 화장실에서 크게 넘어져 수술을 받았는데, 3년 전부터는 설상가상으로 언어장애까지 와서 도통 말씀을 못 하신다. 식사도 제대로 못 하시고 거동이 불편해 오늘 이 좋은 축제장에도 같이 나오지 못했다”라며 먼 곳을 바라보았다.
이어 어르신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무대 너머의 남편에게 말을 건넸다. “여보! 지금 내가 여보를 위해 노래 열심히 부를 테니까, 다행히 눈은 성하니까 TV로 내 모습 똑똑히 보고 들으시오! 사랑해요.”라며 종이학의 ‘백년의 약속’을 열창했다. 아픈 남편을 향해 바치는 애절한 ‘사부곡(思夫曲)’은 넓은 갯골 벌판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무대를 지켜보며 <전국노래자랑>이 왜 35년이라는 세월 동안 대한민국 최고의 장수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아왔는지 그 이유를 비로소 알 것 같았다. 그 안에는 각박한 정치가 아닌 우리 이웃들의 투박한 이야기,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삶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묻어나기 때문이었다. 이 거친 세상 속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너그러운 틈을 주는 방송, 참으로 '사람 사는 맛'이 나는 무대였다.
이날 '부초 같은 인생'을 매끄럽게 소화한 고주희 씨는 노래가 끝난 후, 준비해 온 시흥의 대표 특산품인 연(蓮)과 향긋한 쑥을 이용해 정성껏 만든 지역 전통 떡을 대중에게 소개하며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격려차 무대에 오른 김윤식 시흥시장은 “이처럼 아름다운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수많은 시흥시민을 한자리에서 만나 뵙게 되어 대단히 반갑고 영광스럽다”라며 설운도의 인기곡 ‘잘 살 거야’를 시원하게 불러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참가번호 15번 이지숙(70년생) 씨의 ‘모르나 봐’ 무대를 끝으로 본선 진출자들의 모든 노래 순서가 마무리되었다.
이윽고 모두가 숨을 죽인 가운데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가장 먼저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인기상에는 ‘사랑의 와이파이’를 깜찍하게 부른 백수련(2006년생) 어린이 외 4명의 어린이 팀과, 든든한 가족의 사랑을 보여준 ‘내 나이가 어때서’의 권지혜(94년생) 씨, 그리고 안방의 남편에게 눈물의 무대를 선물한 최고령 도전자 김은동(36년생) 어르신이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어 장려상에는 총 두 팀이 선정되었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하늘을 달리다’를 부른 김진경(81년생) 씨와,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담아 ‘당신’을 부른 하권호(81년생) 씨가 각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우수상은 무대 내내 유쾌하고 경쾌한 안무로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천태만상’의 조미자(92년생) 씨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상 수상자인 최명복 씨의 폭발적인 ‘저 꽃 속에 찬란한 빛이’ 앙코르 무대를 끝으로, 관객과 무대가 하나 되었던 '제1774회 KBS 전국노래자랑 - 경기도 시흥시 편'의 모든 녹화 일정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틀간의 치열했던 지역 예심과 본선 녹화 현장을 카메라에 담으며, 평범한 '보통 시민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다운지 새삼 깊이 깨달았다.
또한, 이 거대한 무대를 매끄럽게 이끌어가는 베테랑 제작진과 사회자의 힘 역시 대단했다. 무려 27년이라는 장구한 세월 동안 매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안방극장을 찾아 우리를 위로해 준 송해 선생님의 구수하고 인정 넘치는 사회를 현장에서 직접 보았다.
놀라운 점은 친근한 모습 뒤에 숨겨진 철두철미한 프로 정신이었다. 녹화 도중 마이크 앰프에 들어오는 아주 미세한 잡음(노이즈)까지 귀신같이 잡아내며 과감히 녹화를 중단시켰다가 점검 후 다시 진행하는 날카로움을 보여주었다. 송해 선생님은 과거 어느 수필집에서 자신과 함께해 온 역대 담당 PD들을 일컬어 호랑이 같은 ‘시어머니’라고 표현하셨지만, 현장에서 본 선생님의 엄격한 프로 면모를 보니 오히려 제작진에게 송해 선생님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시어머니’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아니었을까 하는 유쾌한 생각이 스쳤다.
특히 지난 9월 10일, 시흥시 지역 예심 현장을 이틀 내내 진두지휘했던 정한욱 작가의 모습은 진정한 프로의 세계가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오후 1시부터 밤 9시가 훌쩍 넘는 긴 시간 동안 지친 기색 없이 326개 팀의 무대를 일일이 모니터링하면서, 참가자 본인조차 미처 알지 못했던 숨은 장점과 매력을 귀신같이 포착해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객관적으로 가창력이 다소 부족해 보이는 참가자에게도 중간에 노래를 툭 끊지 않고 충분히 자신을 표현할 시간을 배려해 주었다. 용기를 내어 무대에 선 평범한 이웃에 대한 따뜻한 예의이자 존중이었다. 1차 선발된 60명 중 최종 15명을 엄선할 때도, 참가자의 목소리에 가장 잘 맞는 최적의 선곡을 찾아주기 위해 소절마다 다른 장르의 노래를 부르게 하며 세심하게 조율했다. <전국노래자랑> 특유의 가슴 치는 재미와 반전 매력은 바로 정한욱 작가의 이 장인 정신과 같은 손끝에서 탄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무대의 진짜 주인공은 단연 참가자 전원이었다. 제작진이 깔아준 멍석 위에서 격식 없이 신나게 한바탕 놀고, 예심에서 탈락하더라도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이내 환한 웃음으로 무대를 내려가는 이들. 내 차례를 기다리는 긴장된 순간에도 앞 번호 참가자가 노래를 잘 부르면 누구보다 먼저 소리 높여 환호하고 아낌없이 손뼉을 쳐주던 이들. 노래 그 자체를 사랑하고 삶의 흥을 순수하게 즐길 줄 아는 위대한 시흥의 보통 시민들이야말로 이 축제의 심장이었다.
KBS 전국노래자랑 시흥시 편은 무대 위 주인공들과 객석의 시민들이 커다란 경계 없이 온전히 하나 되어 어우러진, 그야말로 눈부시게 흥겨운 동네 대동 잔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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