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0일 오전 10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교황의 이름으로 집전한 장례 미사를 마친 후 명동성당을 떠난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운구 행렬은 오후 1시 14분, 경기도 용인시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 성직자 묘역으로 들어섰다.
오후 1시 30분부터 정진석 추기경, 윤공희 대주교 등 성직자와 유족, 사제단, 신자 등 2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관 예절이 거행되었다.
성직자 묘역에 모인 조문객들은 하관 예절이 치러지는 동안 진행 사제의 선창에 따라 묵주 기도 5단을 바쳤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무덤 위에 참배객들이 국화꽃을 놓았다. 무덤 위로 가만히 흙을 뿌리는 취토(聚土)가 이어졌다.
분당 요한성당 ‘사랑하올 어머니’ 레지오의 주 세실리아(53) 씨를 비롯한 다섯 분이 추기경 묘소 앞에서 연도를 바쳤다. 그 뒤를 이어 많은 이가 추기경의 무덤 앞에서 기도를 올렸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1984년 선종한 제10대 서울대교구장 노기남 대주교 옆에 안장되었다.
40만 명의 조문객과 계층·종파를 초월한 애도 물결로 ‘김수환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던 이번 선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조문객들의 마음은 “정신적 지주를 잃었다”, “위대하다”, “참사랑을 알게 했다”, “고귀한 정신과 함께 각막을 기증하여 당신의 몸마저 내어주셨다”, “그저 발길이 이끌려 오게 되었다”는 말들로 요약되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삶 속에서 일관되게 보여주었던 깊은 사랑과 감사, 믿음과 소신, 그리고 온유함이 남겨진 이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분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느끼고 싶은 이들은 아직 단장이 끝나지 않은 묘소 위에 가만히 손을 올려놓았다. 묘역 뒤편에 걸린 현수막에는 환한 미소의 생전 모습과 함께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가장 간결하고 명료하게 요약한 문장이었다. 그분은 사람들을 당신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했고, 그 길을 따르고 싶게 만들었다. 많은 이에게 세상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 용서와 화해를 선물로 남기시고, 이제 부족함이 없는 그곳으로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셨다.
<저작권자 ⓒ 시흥장수신문(시민기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영숙 관련기사목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