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만에 가장 큰 정월 대보름달이 뜨다

최영숙 | 기사입력 2009/02/10 [01:37]

52년 만에 가장 큰 정월 대보름달이 뜨다

최영숙 | 입력 : 2009/02/10 [01:37]

 

▲ 두둥실 보름달 뜨다     ©최영숙

 

보름달이 뜨는 것을 보려고 소금창고로 향하면서 하늘을 보니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오늘 대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도착하니 6시였다. 서서히 어두워지는 벌판에서 보름달이 뜨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2009년 2월 9일 오후 6시 32분, 정월 대보름달이 두둥실 떠올랐다. 반가웠다.

 

보름달을 보는 것은 언제나 새롭다. 완벽하게 하나의 원을 만드는 보름달을 보고 있노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어서 공연히 마음이 풍성해졌다.

 

▲ 방산대교 방향에서 보름달이 뜨다     ©최영숙

 

또한 세상일은 늘 비움과 그득함 사이를 오간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그득했으면 내일은 조금씩 덜어내야만 다시 채워져서 보름달이 된다. 삶은 늘 가득 차기만을 바랐기에 매번 벅찼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나 보름달이라면 세상일에 그 무슨 대수로움이 있겠는가 싶었다.

 

한가위 때의 보름달이 풍요로움을 느끼게 한다면, 정월 대보름의 달은 휘영청 떠오르는 달에 올해의 소원을 빌며 경건히 바라보게 했다.

 

▲ 2009년 정월 대보름달     © 최영숙

 
위상 천문에 따르면 달은 가장 먼 곳과 가장 가까운 곳의 거리가 5만 km나 되는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는데, 이번 대보름인 9일은 52년 만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에 도착해 가장 둥글게 보인다고 했다.

▲ 보름달 구름에 잠기다     ©최영숙

 

그러나 정월 대보름달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은 짧았다. 10여 분이 지나자 보름달은 구름에 가렸다 보였다를 반복하다가 이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구름이 잠시 하늘을 가리고 있을 뿐 달이 사라진 것은 아니기에, 혹시나 다시 나올까 싶어 하늘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하지만 한 번 살짝 얼굴을 보여주었던 보름달을 더 이상 만나지는 못했다.

 

▲ 월곶을 바라보다     ©최영숙

 
멀리 월곶이 보였다. 불야성을 이룬 그곳은 이곳 벌판과는 또 다른 세계에 있는 듯했다.
 

▲ 월곶 방향으로 별 하나 뜨다     ©최영숙

 
오늘은 보름달 보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돌아 나오면서 서쪽 하늘을 바라보니 멀리 월곶 방향에 별 하나만이 떠 있었다. 어둠 속에 오롯이 서 있는 소금창고는 지나간 한 시대를 기억하며 묵묵히 서 있었다. 이렇듯 과거, 현재, 미래가 서로 바라보며 갈 수 있는 '중간계'가 있다면, 시대의 단절이 주는 혹독한 삭막함과 서로 다른 기호를 쓰는 듯한 언어, 놀이, 정신세계가 서로 어우러지는 중간 기착지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 방산대교를 보다     ©최영숙

 
시흥 갯골에 바닷물이 그득하다. 방산대교를 비추는 가로등 불빛이 반사되었다. 넘실대는 바닷물이 금빛으로 흔들렸다.
  

▲ 보름달 뜨다     ©최영숙

 
정월 대보름에는 달을 보며 한 해의 소원을 빈다. 올 한 해는 세상이 좀 더 안전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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