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사랑합니다

숭례문 현장 특별개방을 보러 가다

최영숙 | 기사입력 2009/02/11 [05:59]

국보! 사랑합니다

숭례문 현장 특별개방을 보러 가다

최영숙 | 입력 : 2009/02/11 [05:59]

 

▲ 숭례문 화재 현장 2009년 2월 10일 특별 개방하다.     © 최영숙
 
 

  

2009년 2월 10일, 숭례문 화재 1주년을 기하여 복원 중인 숭례문 현장을 특별 개방했다.

 

처음에는 숭례문이 불탄 것이 무슨 자랑이라고 1주년에 맞춰 개방하는가 싶어 뜨악하고 속이 상했었다. 그러나 못난 역사일수록 더욱 깊이 새겨야 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더욱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숭례문 현장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 최영숙

 
 개방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다. 오후 일정에 따라 마지막 시간에 들어섰다.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국민들의 깊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숭례문 복원 현장에 들어섰을 때 처음 눈에 들어온 광경은 철골 구조물에 싸여 있는 모습이었고, 이를 보며 마음이 서늘해졌다.

▲ 숯덩어리로 변한 숭례문의 공포     © 최영숙

 
숯덩어리로 변한 숭례문의 공포(栱包, 처마의 무게를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에 짜 맞춘 구조) 모습은 1년 전의 화마가 얼마나 맹렬하게 우리 국보를 유린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 2008년 2월 10일 불길에 쌓인 숭례문의 모습     © 최영숙

 
 2008년 2월 10일,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소방차가 출동하여 금세 진화될 줄 알았던 숭례문 화재는 국민들이 생중계로 지켜보는 가운데 속절없이 불길에 무너져 내렸었다. 국민들의 마음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 2008년 2월 12일의 숭례문 모습     © 최영숙

 
 2008년 2월 12일의 모습은 처참하게 내려앉은 숭례문의 지붕과 서둘러 칸막이를 치고 있는 분주한 공사 현장이었다. 역사상 그 많은 전란 중에도 600년을 견뎌낸 우리의 국보 1호가 한 노인의 방화와 화재 진압 과정의 또 다른 인재로 인해 사라지자, 이를 잃은 국민들은 정신적인 공황 상태에 빠졌었다.
  

▲ 숭례문 기둥으로 쓰이기 위해 베여진 준경묘의 금강송     © 최영숙

 
 숭례문 복원을 위하여 준경묘의 금강송이 베어졌다. 숭례문 화재는 준경묘에서 120여 년 동안 묘를 지키며 평화롭게 살아가던 15그루의 금강송을 산신제와 함께 베어지게 했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선으로 미세하게 연결되어 있다.

▲ 숭례문 복원에 쓰일 재목들이 전시되다     © 최영숙

 
 당시의 금강송을 다듬은 것인지 숭례문 화재 1주년 현장에는 일부 다듬어진 목재들이 전시되었다. 한 시민이 숭례문 복원에 쓰일 소나무를 가만히 쓰다듬어 주었다.
  

▲ 홍예문 천장의 두 마리의 용     © 최영숙

 
 당시의 금강송을 다듬은 것인지 숭례문 화재 1주년 현장에는 일부 다듬어진 목재들이 전시되었다. 한 시민이 숭례문 복원에 쓰일 소나무를 가만히 쓰다듬어 주었다.
   

▲ 홍예문 천장의 원래 모습     © 최영숙

 
 화재가 나기 전의 본래 모습에 비해 그나마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대리석으로 쌓은 석축과 홍예문의 천장화가 아닐까 싶었다. 애써 옛 모습들을 찾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 숭례문 복원에 대한 생각들을 담은 벽보     © 최영숙

 
 숭례문을 특별 개방한 현장 앞에서 사람들은 벽보에 숭례문에게 하고 싶은 글들을 적었다.

▲ 벽보에 붙일 글을 쓰는 시민과 어린이들     © 최영숙

 
 숭례문 할아버지, 힘들지만 잘 버텼다가 새롭게 태어나 주세요! 사랑합니다! Y.S” “국보, 사랑합니다!”, “숭례문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숭례문 옛날 모습이 그립습니다.” 등 삐뚤삐뚤한 어린이 글씨에서부터 많은 사람이 숭례문 복원을 기원하며 적은 글들을 벽보에 붙였다.

 

▲ 숭례문 현장 특별개방 문을 닫다     © 최영숙

 
 숭례문 현장 특별 개방 시간이 끝났다. 현장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문을 닫았다. 오늘 하루 5,800명이 다녀갔다고 현장 관리인이 말했다. 이는 지속적인 국민들의 관심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 숭례문 복원 조감도     © 최영숙

 
 복구 기간 5년과 소요 예산 250억 원의 숭례문 복원은 화재로 소실된 문루 복구와 문루 하부 석축 보존 처리 및 해체 보수, 일제 강점기 때 훼손된 좌우 성곽 복원 및 전시관 조성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숭례문은 2012년에 복원될 예정이다.
 

▲ 대한제국기의 숭례문 모습     © 최영숙

 
 조상들이 당당히 드나들던 숭례문을 2008년의 못난 후손들은 불에 전소시켰다.

 

2012년 복원될 숭례문은 고증에 고증을 거쳐 원형에 가장 가깝게 복원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잃었다. 국보 1호를 어처구니없이 잃었으니 이제라도 제대로 깨달아야 할 것이다.

 

또한 남겨진 문화재들의 보호에도 더욱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큰일이 벌어지기 전에는 반드시 전조 현상이 있다. 이를 민감하게 감지하는 안테나가 늘 주시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문화재는 우리가 지켜낸다는 마음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세세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문화재는 당대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가 조상들에게 물려받았듯 후대 사람들에게 물려줘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후대에게 면목 없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숭례문 현장 특별 개방을 보며 간절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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