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소담 시인을 보내며

여섯번째 부부시집 "내 생에 봄이 다시 온다면"... 유고시집으로 남아

최영숙 | 기사입력 2011/08/10 [19:53]

故 박소담 시인을 보내며

여섯번째 부부시집 "내 생에 봄이 다시 온다면"... 유고시집으로 남아

최영숙 | 입력 : 2011/08/10 [19:53]
▲ 故 박소담 선생님 영정사진     © 최영숙

 
2011년 8월 9일 오전 8시 30분, 신천연합병원에서 박소담(본명 박대식) 시인이 향년 69세를 일기로 소천했다. 경기 평택 출신인 박소담 시인은 월간 <문학세계>를 통해 등단하였으며, 한국문인협회와 시흥문인협회, 시향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시흥자치신문 논설위원과 색소폰 동호회 ‘라르고’ 회원을 지냈으며, 부인 이지선 시인과 함께 여섯 번째 부부 시집을 냈다.

▲ 박소담. 이지선 여섯번째 부부 시집 "내 생에 봄이 다시 온다면"     © 최영숙

 

여섯 번째 부부 시집은 고인이 타계하기 전 부인 이지선 시인이 고인의 시를 모아 엮은 것이다. 미망인 이지선 시인은 장례식장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이들에게 이 시집을 나누어 주었다. 시집 첫머리에 실린 이지선 시인의 절제된 소회에는 시와 삶의 동반자를 동시에 잃은 슬픔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 시인의 말 -

 

부부라는 인연으로 만나 사십여 년을 자갈밭도 오솔길도 들꽃 길도 같이 할 수 있어서 그 길이 외롭지 않았습니다. 부부라기보다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된 지금 그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사랑해야 후회 없는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을까요? 그동안 다섯 권의 부부 시집을 냈지만 어쩌면 마지막이 될 여섯 번째를 갑자기 준비하면서 같은 시인으로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그의 작품이 매장되지 않게 하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의 영혼까지 사랑할 수 있게 된 지금 이제야 나는 그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시집을 그의 손에 들려서.

 

▲ 박대식 시인의 시화     © 최영숙

 

빈소가 마련된 신천연합병원 영안실에는 시인의 시화가 전시되었다. 박소담 시인은 생전에 "세상 떠나는 길에 우중충한 꽃 대신 화려한 꽃으로 장식하고, 축제의 장처럼 즐겁게 놀다 가라"는 유언을 남겼다. 고인의 뜻에 따라 빈소는 흰 국화가 아닌 아름답고 화려한 꽃들로 장식되었다.

 

"제 아빠여서 자랑스럽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자녀의 화환과 "열심히 산 그대, 천국에서도 파이팅"이라고 적힌 리본, 그리고 고인의 마지막 유고 시집과 오랜 친구인 김종환 시인의 추모 글이 나란히 놓였다. "잘 가시게 친구여. 내가 여기 왔을 때 유난히 반겨주던 그대, 후에 내가 거기 가는 날 또 그렇게 반겨주길. 지구에는 잠시 가고 옴이 있어도 너른 천국에는 소멸이 없다네. 지친 육신 놓으시고 가벼이 가시게, 꽃바람으로."

 

▲ 김종환 시인의 편지     © 최영숙

 

시흥문인협회는 8월 10일 오후 9시, 협회 이름으로 추모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유족과 친지, 그리고 평소 시인을 존경하고 따랐던 수많은 동료 문인이 함께했다. 발인은 2011년 8월 11일 오전 7시 20분이다.

 

시흥 문단의 어른으로서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후배들에게 묵묵히 보여주셨던 고인이 떠났다. 마지막 순간까지 죽음에 초연했으며, 늘 환한 미소로 사람을 반기셨던 어른을 이제 보낸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장례식, 박소담, 시인 관련기사목록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