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의 과세 성역인가? 정부의 직무유기인가?

김규성 | 기사입력 2013/01/29 [13:21]

종교인의 과세 성역인가? 정부의 직무유기인가?

김규성 | 입력 : 2013/01/29 [13:21]
수년 동안 국민의 관심사로 뜨겁게 달구며 논쟁을 벌이던 <종교인 과세문제>가 또 다시 유보 되었다. 종교인 과세 논란이 불거진 것은 2006년. 종교시민연대가 종교인 대부분이 탈세하는데도 정부가 이를 용인해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작되었다.

종교인 과세문제는 성역인가?

기획재정부는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17일 발표했으나 여기에는 종교인 과세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발표에서 이례적으로 "종교인 소득세 과세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협의와 과세 기술상 방법 및 시기 등에 대한 검토가 더 필요하여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포함하지 않았음"이라는 발표문의 보도설명에 담았다는 것은 그만큼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이번 세법 시행령에 종교인의 과세문제가 포함 될 것이며 몇년을 미루어 오던 조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이미 천주교와 일부 개신교에서도 대형교회중심으로 스스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교계를 대표하는 조계종까지 종교인 과세에 긍정적인 입장을 공개했기 때문에 주무관청인 기획재정부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면 이 문제는 빠른 시간내에 처리가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현 정부는 뜨거운 감자인 이 문제를 결국 박근혜 정부로 넘기기로 결정한 것 같다.

종교인 과세,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기독교가 국교인 독일은 종교세를 거둬 각 교회에 운영비로 다시 나누어 준다. 목사는 준공무원 신분으로 월급을 받아 남들과 똑같이 세금(원천징수)을 내고 있다. 독일과 달리 미국은 교인들의 헌금으로 운영되는 개별교회 체제다. 하지만 미국 장로교 목회자도 모두 세금을 내고 있다. 미국 감리교도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납세는 국가에 대한 의무라고 교단 정관에 명시하고 있을 정도이다.

미국 국세청은 목사들이 통상적인 목회 활동으로 받은 사례비에 대해서는 원천징수를 하지 않고 자발적 납세를 권유한다. 때문에 세금을 안내는 목사도 있을 수 있지만, 어느 경우든 각 교회는 목사에게 지불한 사례비를 반드시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즉 지급되는 금액이 투명하게 관리된다는 것이다. 

종교인의 과세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말하고 있는 <성직>은 근로로 볼수 없는 신성한 것이다 라는 것은 시대상황에 뒤 떨어진 이야기 다. 종교계의 신성과 존엄은 세금이 아닌 다른 것으로도 충분히 지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금을 낸다고 해서 그 성직자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감이 떨어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치외법권적인 과세성역은 직무유기

대한민국 국민은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국민의 의무에 따라 모두 납세의 의무를 가진다. 또한 소득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이에 합당하는 세금을 내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요즘 직장 근로자들은 연말정산을 통해서 그 동안 유리지갑처럼 급여에서 공제해 왔던 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절세를 위해 여러가지 자료를 준비하고 발품을 팔고 있다.

영세업자, 개인사업자들도 5월이면 종합소득신고를 통해 세금을 한푼이라도 절세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데 작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에 이르는 소득을 얻으면서 세금을 단 한푼도 내지 않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있다는 것은 너무도 불평등한 이야기가 된다. 

헌법상 당연히 이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법적 문제와 기술상의 방법 문제를 이유로 들어 종교인 과세를 또다시 유보하는 것은 정부가 헌법을 수호하는 임무를 명백히 유기 하고 있는 것이다.

일선 세무서에서는 고액 체납자들의 세금을 걷기 위해 <38기동팀>이라는 특별 전담반 까지 만들어 세무행정을 투명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헌법과 상식에 반하는 납세의 의무 위에서<과세성역>으로 군림하는 치외법권 적인 행태는 빠른 시일내에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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