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제8회 시흥갯골축제가 ‘소금꽃이 피었다, 갯골에 소풍 가자’라는 주제로 갯골생태공원 일원에서 9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열렸다.
축제는 흥겨운 풍물패 놀이와 약 500명의 시민이 참여한 퍼레이드로 시작됐다. 어형선(漁形船)은 시흥시 15개 동 주민자치위원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민들과 함께 선체 부분을 제작했으며, 목선의 하부는 기술 자문을 거쳐 완성되었다.
| ▲ 정왕동 주민들 어형선을 메고 들어서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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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형선 퍼레이드는 ‘생명의 문’을 통과하며 본격적인 서막을 알렸다.
| ▲ 시흥시 15개 동에서 어형선을 들고 들어서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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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영 갯골축제위원장은 “갯골축제의 첫 단계가 어형선 제작이었다. 시민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축제였다. 생각을 공유하고 만들며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축제의 진정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축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스스로 즐거워지는 단계에 이르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축제를 거듭하며 익숙해지면 재미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 ▲ 개막식에서 펼쳐진 소금 뿌리기 퍼포먼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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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에서는 정화의 의미를 담아 사방에 소금을 뿌리는 행사가 진행됐다.
개막식 행사 도중 하늘에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어스름한 저녁노을과 어우러진 무지개는 행사장을 몽환적인 분위기로 가득 채웠다
| ▲ 전망대에서 김창호 작가의 "갯골이야기" 기록사진전이 열리다 © 시흥시민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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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골전망대에서는 김창호(55) 사진작가의 ‘갯골이야기’ 기록사진전이 열렸다. ‘사진으로 보는 아름다운 시흥 갯골염전의 어제와 오늘(1993~2013)’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시흥갯골의 20년 역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김 작가는 “소금창고를 중점적으로 사진에 담기 시작한 것은 1993년부터다. 처음에는 동호인들과 함께 왔으나 다른 이들은 1년쯤 지나자 새로운 소재를 찾아 떠났고, 나만 이곳에 남았다. 나는 언제 와도 이곳이 좋았다. 시간 날 때마다, 혹은 마음이 울적할 때마다 안식처처럼 이곳을 찾았다”라며 “이번 사진전을 준비하며 돌아보니 흑백, 슬라이드, 디지털까지 총 만 컷가량의 사진이 있더라. 주제별로 엄선하니 200~300장 정도 추려졌는데, 전시 장소가 협소해 한 판에 8장에서 12장씩 넣어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아쉬운 점으로는 “20년 전부터 사진을 찍었지만 조금만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활기 넘치던 염전의 옛 모습을 더 많이 남겼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2004년부터 시흥갯골을 카메라에 담아온 필자 역시 깊이 공감하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김 작가의 말처럼, 그 당시 자신이 서 있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는 법이다. 우리는 오직 현재에 충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 김창호 작가의 "갯골이야기" 기록사진전의 전시 작품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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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시흥갯골의 빛바랜 풍경을 오늘날 다시 마주할 수 있음에 깊은 고마움과 감사함이 밀려왔다.
| ▲ 40번째 '불꽃놀이' 창고에서 시시도 케이코 작가의 '생명의 나무'에서 어린이들이 놀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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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번째 ‘불꽃놀이’ 소금창고에는 ‘갯골축제 조각 심포지엄’의 일환으로 설치된 시시도 케이코(40) 작가의 ‘생명의 나무’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폐염전에 흩어져 있던 타일 조각들과 버려진 현수막을 재활용해 탄생시킨 의미 있는 작품이다.
축제 마지막 날, 어린이들은 ‘생명의 나무’ 아래 모여 앉아 타일 조각으로 저마다의 놀이를 즐기며 또 하나의 작은 작품들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시시도 케이코 작가는 “이 작품에서 타일과 현수막이라는 소재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표현하고 싶었다. 어린이들이 ‘생명의 나무’ 아래에서 타일로 각자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아이들의 손을 통해 작품이 다시 새롭게 완성되어 가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 ▲ 소금창고 극장에서 인형극을 하다 ©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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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창고 극장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인형극 ‘이불꽃’이 무대에 올랐다.
시흥미술협회 회원인 김영분(51) 작가는 “’소금꽃이 피었네’라는 이름으로 작품을 구상했다. 소금이라는 매개체가 주는 정제된 아름다움과 순백의 미를 표현하고 싶었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한 송이, 두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워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해수풀 마당에서는 시흥시립여성합창단의 공연을 비롯해서 금관5중주와 시흥시립전통예술단의 공연이 있었다. 물 위에 연꽃을 띄워 만든 특설 무대는 축제장에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어린이들은 페이스페인팅을 했다.
어린이들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놀이를 만들어 내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한쪽에서 친구들이 바닥에 타일을 깔아 집을 만드는 동안, 다른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벽면에 대고 재미있는 그림자놀이를 즐겼다.
어린이들이 하얀 염판 위에서 대패를 굴리며 직접 소금을 모으는 염전 체험에 열중하고 있다.
축제 참가자들은 저마다 자전거를 타거나 전기차에 몸을 싣고, 혹은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느긋하게 갯골을 걸었다.
소금창고 주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근의 골프장 공사 현장과 맞닿은 소금창고는 주변 복토 공사의 여파로 예전보다 더욱 아래로 내려앉아 있었다. 넓은 대지 한쪽 귀퉁이로 쓸쓸하게 밀려난 듯한 소금창고의 모습에 속수무책의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부흥교를 건너 본격적인 갯골여행 코스로 진입했다. 저 멀리 우뚝 솟은 전망대가 눈에 들어왔다. 전에는 이 위치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가장 자연친화적이고 익숙했는데, 주변 경관이 바뀌면서 이제는 전망대조차 조금은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솟대가 있는 곳에서는 갈대천연염색 퍼포먼스가 진행되어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조심조심 천을 적시며 천연염색 체험의 재미에 푹 빠져들었다.
천 위에 어린이들이 하얀 소금을 뿌리자, 거짓말처럼 아름다운 문양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흥갯골축제가 ‘경기도 10대 축제’로 선정되면서, 그 일환인 ‘찾아가는 음악회’ 지원을 통해 의정부 제2군악대의 웅장하고 멋진 공연이 펼쳐졌다.
| ▲ 폐막식에서 김윤식 시흥시장 서해로 배를 띄우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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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8일 오후 5시, 제8회 시흥갯골축제의 폐막에 맞춰 시민들의 다채로운 소망과 염원을 가득 실은 어형선들이 일제히 서해를 향해 출항했다.
물길을 따라 서해로 유유히 흘러가는 어형선들의 뒷모습을 보며 시민들은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 ▲ 어쿠스틱 음악제에서 1위를 한 '길소굿' 노래하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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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음원 심사를 통해 쟁쟁한 실력자 18개 팀이 선발되었고, 치열한 예선 경선을 거쳐 최종 6개 팀이 본선 무대에 올라 실력을 겨루었다.
| ▲ 2012년 대상 수상자 '탕탕글루브' 공연하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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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상 수상자인 ‘탕탕그루브’가 무대에 올라 열정적인 축하 공연을 선보였다.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사진을 찍는 일은 결국 상대방과 깊게 눈을 맞추는 작업이기에, 시간이 흘러 현장에서 다시 조우하게 되면 남다른 기쁨이 솟구친다. 여전히 무대 위에서 활기차고 당찬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들의 모습은 아름다웠고, 음악적 깊이는 전보다 훨씬 더 성숙해 있었다.
| ▲ 어쿠스틱 음악제에서 '길소굿' 대상 수상하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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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어쿠스틱 음악제의 영예의 1위(대상)는 한양대학교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길소굿’에게 돌아갔다. 이어 2위는 ‘품프리츠’, 3위는 ‘미스티스’가 각각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상금은 1등 300만 원, 2등 100만 원, 3등 50만 원이 각각 수여됐다.
| ▲ '나그네' 곡을 마지막으로 부르다 ©최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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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어쿠스틱 음악제가 밤 10시가 되어서야 모두 끝이 났다. 짐을 챙겨 돌아가려는데 어디선가 은은한 가락이 다시 울려 퍼졌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제8회 시흥갯골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진짜 마지막 무대가 해수풀 마당에서 시흥시립전통예술단의 공연으로 조용히 이어지고 있었다. 예술단이 마지막 곡으로 감성적인 ‘나그네’를 부르는 것을 끝으로, 3일간의 공식 행사가 모두 막을 내렸다.
제8회 시흥갯골축제에 직접 참여했던 다양한 시민들의 생생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수원에서 가족과 함께 3년째 이 축제를 찾았다는 이정복(43) 씨는 “예전의 질척거리고 불편했던 행사장에 비하면 인프라가 많이 개선됐지만, 동선이나 운영 면에서 여전히 조금 어수선한 감은 있다”라면서도 “그래도 매년 올 때마다 눈에 띄게 좋아지는 모습이 보여서 만족스럽다. 내년에도 아이들 손을 잡고 꼭 다시 방문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산에서 발걸음을 한 김태순(56) 씨는 “인터넷 안내를 보고 찾아왔다.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친화적인 공간인 데다 넓은 갯골을 마음껏 걸을 수 있어서 참 좋다. 축제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에 흠뻑 취했다”고 전했다. 부천에서 엄마와 함께 온 김정아(7) 어린이는 “행사장에 놀거리가 많아서 정말 신난다. 그중에서도 오리배를 탔던 게 제일 기억에 남고 재미있었다. 내년에도 꼭 또 오고 싶다”며 웃었다.
먹거리 장터에 참여한 한 시민은 “음식을 외부 업체가 아닌 마을 주민들이 직접 정성껏 준비해 대접하다 보니, 정이 넘쳐 양도 넉넉하고 맛도 훨씬 집밥처럼 좋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다”며 뿌듯해했다.
반면 장곡동에서 오신 어르신 이경일(93) 씨는 “축제장 부스에서 혈압과 당뇨 등 기초 건강 검사를 받았다. 다만 전반적인 프로그램이 어린이와 젊은 부모 위주로 짜여 있다 보니, 나이 든 노인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만한 콘텐츠가 부족한 점은 조금 아쉽다”는 뼈아픈 조언도 남겼다.
다가올 2014년 제9회 시흥갯골축제는 올해 나타난 세대별 편중이나 운영상의 아쉬운 점들을 차근차근 보강하여, 남녀노소 모두가 경계 없이 어우러지는 더욱 풍성하고 완전한 생태 축제로 거듭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