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찾아가는 이동미술관 <아트캔버스>’

- 미술을 더 가까이에서 즐겨요

최분임 | 기사입력 2017/12/18 [18:25]

‘시흥시 찾아가는 이동미술관 <아트캔버스>’

- 미술을 더 가까이에서 즐겨요

최분임 | 입력 : 2017/12/18 [18:25]

 

▲     © 사진 최영숙

 

지난 1016일 오전 10시 금모래초등학교를 찾았다. 찾아가는 이동미술관 <아트캔버스>가 금모래초등학교 학생들과 만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아트캔버스>는 시흥시와 경기도미술관이 함께 만든 이동미술관이다. 시민들에게 예술의 체험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된, 그야말로 움직이는 미술관이다. 미술관, 이라는 단어엔 왠지 모르게 거리감이 묻어난다. 뭔지 모르지만 일상과는 좀 동떨어진, 알 수 없는 주눅으로 몸이 움츠러든다. 그러나 우리를, 나를 찾아오는 미술관이라면 어떨까, 뭔가 대접받는다는 기분과 좀 더 자유롭고 편하게 즐겨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멀고 어렵게 느껴지는 미술이 쉽고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친구처럼 만나도 될 것 같지 않은가.

 

 

▲     © 사진 최영숙

 

교정을 들어서자 45인승 차량을 개조해 만든 알록달록한 <아트캔버스>가 학교 건물 입구에 떡 버티고 서 있었다. 시흥예총이 2017417일부터 운영해 온 <아트캔버스>는 경기도미술관과 협업, 공립미술관이 가진 전문성으로 제작되어 전시되고 있다. 시흥시 내에 위치한 학교와 연계 운영을 기본으로 기획되어 교육에 적합한 내용들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 <도시관찰일지>는 작가들이 각각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느낀 다양한 결과물의 미술을 선보인다. 시흥시 풍경을 매개로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실제로 보이는 것들과는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보면서 관람자 개개인에게 새로운 느낌과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한다. <도시관찰일지>에 참여한 네 명의 작가들은 각자 내재된 감성과 감각, 시선이 목격한 도시를 기록하고 있는데, 작가마다 관찰 대상과 방식이 조금씩 다르게 표현되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     © 사진 최영숙

 

개인의 일이나 감정을 서술하는 일기와 달리 그날그날 일어난 일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지는 특수한 목적성을 띠게 된다. <도시관찰일지>는 우리 삶의 현장에서 포착해 낸 몇 가지 단초를 통해 도시를 대하는 우리의 감각과 태도는 어떻게 변화하며 변할 수 있는지, 미처 인지하지 못한 도시의 다채로움과 일상에 밀린 삶의 중요한 가치들을 새삼 돌아보게 한다.

일찍 나와 대기하고 있던 시흥예총 염지원 팀장은

전기에 4~6학년을 대상으로 52차수가 진행되었고, 특별차수 83차수는 학교 뿐 아니라 아동센터, 도서관 등을 찾아가 운영되었다. 현재 하반기는 11개 학교, 정기차수 80차수 중 9월에 7개 학교 27차수 54시간 운영이 되었고 10월에는 4개 학교 23차수가 운영될 예정이다.”

라며 이동미술관의 일정이 꽉 차 있음을 알려줬다. <아트캔버스>는 우선 교육청을 통해 각 학교로 공문을 내려 보낸 다음 신청을 받게 되는데 학생들 뿐 아니라 교사들의 반응이 좋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담당자로서 뿌듯하다고 했다. 우선 학생들은 <아트캔버스>라는 용어 때문인지 버스를 타고 미술관으로 가는 줄 알고 들뜬 기분으로 버스에 오른다고 한다. 그러나 버스에 오르고 나면 그 안에서 수업을 진행한다는 사실에 이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다가 막상 수업에 들어가면 처음 마주하는, 알고 있던 기존의 미술과는 다른 형태로 전시된 작품에 대해 흥미를 보이며 색다른 경험으로 인해 이내 진지해진다고 한다. 여름엔 에어컨이 켜져 있으니 시원해서 반응이 좋을 뿐 아니라 전문 강사의 작품 설명을 듣고 난 후여서인지 교실에서 진행되는 체험활동에도 적극적이라고 한다.

 

 

▲     © 사진 최영숙

 

1050분 수업 시작종이 울리자 복연금 · 권민영 강사가 6학년 1반 교실로 들어가 학생들에게 감상 에티켓 영상을 보여주고 설명을 곁들였다. 두 개 조로 나눠서 한 조가 먼저 미술관으로 이동했다. <아트캔버스>에 오르기 전 예총 전용신 선생님의 주의사항과 버스래핑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곁들여졌다. 버스래핑은 박미나 작가의 작품으로 시흥시 장현동 300번지(시흥시청) 근처에서 마주칠 수 있는 색을 직접 조사 추출했다고 한다. 시청의 유리, 아파트 단지, 현수막, 표지판, 아스팔트 등 작가 특유의 시선으로 지역의 색을 수집하고 정렬한 작업이 마치 우리나라 옷 색동저고리처럼 다양한 색 띠를 두른 버스가 탄생했다고 한다. 알록달록한 버스 외관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마주했던 동네의 색과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뒤이어 입장 티켓을(기존의 미술관처럼) 내고 <아트캔버스>에 올라탄 학생들이 가장 먼저 접한 작품은 박미나 작가의 ‘201612월 하늘이란 작품이었다. 복연금 강사는 앞서 버스래핑 작업과 더불어 오랜 시간 색채의 형식과 내용을 실험, 색 자체를 작업의 주제로 삼고 있는 박미나 작가의 작품들을 소개했다. 그녀는

작가는 작년 12월 한 달 동안 매일 같은 시간대 시흥시청 주변 하늘의 색을 관찰하고 사진으로 찍어 수집한 다음 물감으로 조합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하늘색과는 좀 달라 보이죠? 오늘의 하늘색과 어제의 하늘색, 내일의 하늘색은 또 다를 겁니다. 여러분이 오늘 올려다보는 하늘색은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여러분도 그림을 그릴 때 색을 다양하게 섞어 그림을 그려 보세요. 그럼 전혀 다른 색,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라며 학생들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어우러진 자연의 색을 관찰하고 스스로 채집하게 하는 활동 등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색에 대한 감각을 깨우는 시간을 선물했다. 까불고 떠들던 학생들의 표정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송가희 학생은

이동미술관이 일반 미술관보다 더 신기하고 재밌어요. 저는 박미나 작가의 작품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 우리가 매일 보는 하늘을 저렇게 여러 가지 색깔로 표현한 게 신기했어요. 어렸을 땐 보는 것, 그리는 것이 그냥 다 재미였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이 다 공부로 생각되고, 그러면서도 감상하고 활동하는 시간이 색다르고 좋아요.”

라며 이동미술관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     © 사진 최영숙

 

이어 두 번째 송민규 작가의 <SFD part 5: 시화공단 공구상가> 란 작품 앞에서는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노란색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살색은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나요? 등 점점 수업에 참여하는 열기가 높아졌다. 강사는 학생들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송민규 작가는 시흥공업단지를 걸어 다니며 마주친 자신의 경험과 사물들을 마인드맵, 즉 마음의 지도를 그렸는데 그 지도를 367개의 점으로 나타냈습니다. 어떤 암호 같죠?”

라며 작가가 시화공단 지역을 둘러본 뒤 북아메리카 코카서스 지역에서 생산되는 카펫(지역적 특징들을 기하학적인 형태의 추상적인 문양들로 구성)과 비슷한 방식으로 구현한 작품이라는 것과 가로등, 간판과 같은 전기장치의 개수, 작가가 들른 상점의 개수, 소요된 시간, 구입한 물건의 수량 등이 작가의 여러 신체적 정신적 경험을 토대로 번역되어 각각의 이미지로 표현되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작가의 마음지도란 창작 주제는 마음지도, 라는 창작 표현에 대해 이해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추상적인 마음을 시각화하는 방식을 인지하여 나의 심리에 깔린 풍경을 창작드로잉으로 표현하는 활동이다. 학생들이 작품 감상 후 하게 될 활동지에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 궁금해졌다. <아트캔버스>와 작품에 대한 느낌이나 소감을 묻자 유채원 학생은

추상화 같은 그림을 새롭게 보게 됐어요. 사실화가 아닌 사물을 어떤 느낌으로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송민규 작가의 작품이 멋지고 인상 깊었어요.”

라며 수줍게 자신의 느낌을 들려줬다.

다음으로 엄유정 작가의 드로잉과 그림, 애니메이션 <터널> 앞으로 시선들이 모아졌다. 복연금 강사는

작가는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시각적 경험을 연필, , 캔버스, 종이와 같은 전통적인 미술 재료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랍니다. 이를테면 도시의 풍경, 일상생활에서 직접 경험한 일들, 어디 골목 한 귀퉁이나 거리를 스쳐가며 보았던 낯선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재조합하여 평면으로 다시 구현하는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시작은 드로잉, 페인팅에서 비롯되고 그 축적된 이미지들을 때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도 한다네요.”

라면서 설명을 이어갔다.

 

 

▲     © 사진 최영숙

 

 이번에 전시된 엄유정 작가의 애니메이션 <터널>은 화산 폭발로 이뤄진 나라 아이슬란드를 무채색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했다. 눈과 터널, 자연의 풍경과 소리 등 우주에 존재하는 사물들이 번지는 기법의 배경을 통해 마치 다른 세계로 옮겨진 듯 신비롭고 기이한 그림을 영상으로 옮겨 보여줬다. 학생들의 시선이 화면으로 빨려들 듯 반짝였다. 이 독특한 애니메이션이 각자 마음속에 어떤 인상과 파문을 남겼을지 사뭇 궁금했다. 정지된 영상의 한 장면을 회화로 옮기면서 그 대상에게 받은 인상을 표현하거나, 회화를 다시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기존의 영상이 포착하지 못한 풍부한 생각과 감정들이 작품에 녹아 있다는 강사의 설명이 덧붙여졌다. 또한 시흥시 일대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장면을 수집하고 이를 드로잉과 페인팅으로 기록한 주차금지 표지판, 갯골생태공원의 전망대, 등대, 기이한 구조물 등의 그림도 같이 선보이고 있다. 특색 있는 시흥의 도시와 자연의 교차점을 그려낸 그림에는 작가의 편집, 생략을 거치면서 현실과의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러기에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또 다른 풍경을 선사했다.

다음으로 추미림 작가의 작품 앞으로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복연금 강사는

이 작가는 구글어스(위성사진) 프로그램을 이용해 시흥 지역을 관찰했어요.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건물과 상점, 산과 도로를 인공위성의 시점으로 우리가 잘 아는 갯골생태공원, 뒷방울 저수지, 오이도역 주변, 관곡지 주변 등을 표현하고 있어요. 인공위성의 눈으로 본 이미지는 우리가 보고 느낀 풍경이 아닌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직접 걷고 보고 여행하는 것이 아닌 먼 인공위성, 즉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간접 경험을 선사하고 있어요.”

라면서 작가가 컴퓨터가 생성한 이미지 위에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일상의 풍경들을 펜으로 그려 넣은 그림을 설명했다. 추미림 작가는 이른 아침의 러시아워, 도시와 도시를 잇는 교통망, 모였다가 흩어지는 사람들의 움직임, 그들 손에 들려 있는 휴대폰, 보이지 않는 신호(Wi-Fi)를 통해 연결된 개인들, 인공위성의 시점과 작가의 시선이 함께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화를 선보이고 있다. 종이 위에 아크릴물감과 잉크펜으로 굵은 선이나 가는 선, 또는 점이나 검은 면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학생들은 작가가 만들어낸 기호 같은 그림에다 나름 자신들이 짐작하는 사물들 이름을 대며 강사에게 맞느냐고 묻는데 그 짐작들이 모두 다 달라 웃음이 터졌다.

 

 

▲     © 사진 최영숙

 

<아트캔버스>에서 수업이 끝난 학생들은 활동지를 받고 교실로 올라와 이날 수업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풍광이나 사물 그리기, 또는 자화상 그리기 수업을 진행한 후 서로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활동지에 받아든 최재영 학생은

뭔가 색다르고 미술에 대한 감성이 확 올라와요. 이런 수업이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냥 미술관이라고 해서 심심할 줄 알았는데 그림에 대한 재미가 느껴졌어요. 또 작가 선생님들이 설명을 자세히 해 줘서 좋았어요.”

라며 자신의 느낌을 야무지게 대답했다. 더불어 박은진 학생은

전 오늘로 미술에 대한 흥미가 많아졌어요. 하늘 색깔이라든가 모든 사물들을 새롭게 볼 거 같아요. 이런 시간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라는 생각을 내놓았다.

이날의 수업을 지켜보기 전 929일 미리 가 본, 6학년 2반 수업을 진행한 송석연 강사는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수업 태도가 좋아요. 근데 또 나중에 소감을 말하라고 하면 남학생들이 의외로 우리가 생각도 못한 걸 얘기해서 깜짝 놀랄 때도 많죠.”

라며 이동미술관의 작품들을 감상한 후 학생들의 활동지에 담긴 작품들이 철학적이거나 강사의 생각을 뛰어넘는 작품들이 나올 때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날 이동미술관에서의 수업이 끝나고 교실에서의 체험활동은 자화상 그리기였는데 남학생들은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기 위해 한꺼번에 우르르 교실 뒤편의 거울 앞으로 몰려들기도 했다. 누군가는 자신의 얼굴을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기는 처음이라면서 쑥스러워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자신의 얼굴을 휴대폰으로 찍어 그리겠다고 스스로 멋진 포즈의 각도를 맞추며 즐거워하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얼굴은 못 생겼으니 친구의 얼굴을 그리겠다며 친구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기도 했다. 강사가 일단 얼굴 형태인 동그라미를 먼저 그린 후 중심에서 반으로 선을 그어 구도를 잡고 다시 십자가 형태의 선으로 나눈 후 눈 코 입을 그리고 눈썹의 특징을 잡으라는데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그러면서 선생님, 머리카락은 어떻게 그려요? 얼굴이 작아졌어요. 얼굴이 이상해졌어요. 귀는 어떻게 그려요? 곳곳에서 질문들이 쏟아졌다. 어떻게 결과물이 나올까, 궁금해 하고 있는데 하나 둘 결과물을 앞으로 가지고 나왔다. 강사의 말을 흘려듣는 듯하더니 모두 그럴 듯한 자신과 친구의 얼굴 특징을 잘 잡아낸 초상화를 내놓았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와 미리 학습한 이동미술관에서의 경험이 빚어낸 결과물일까. 주어진 20분의 시간 안에 그려낸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     © 사진 최영숙

 

이틀 동안 지켜본 <아트캔버스>는 작가들의 작품도 새로웠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의 반응이 흥미로웠다. 대체적으로 처음으로 접한 버스미술관이 주는, 기존의 생각을 벗어난 장소에 대해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사물이나 사람 등 모든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방법과 방식으로도 미술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에 신기하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미술이 예술이 전문적인 작가들 뿐 아니라 자신도 뭔가 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심어 줬다는 데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     © 사진 최영숙

 

이번 <아트캔버스> 전시가 현대미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면면을 바라보는 자세와 그것에 반응하는 태도를 남기는 기록이라면, 작가 4인의 시선에서 시작해 결국 <아트캔버스>에 오른 사람들만큼의 수많은 생각과 느낌과 경험의 기록이 추가될 것이며 표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학생들 각각의 생각의 키가 조금 더 자라지 않을까 싶고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삭막하고 팍팍한 현실, 일상생활에서 미처 발견하거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경험하고 알아가고 만나는 <아트캔버스>, 누구에게나 열린 움직이는 미술관이 되기를 바래본다.

 

 

    이 글은 <예술시흥 2017 VOL 19>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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