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고 연극동아리 ‘앵셔스’는 지난 9월 4일 청소년수련관 한울림관에서 연극 <마술가게>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시흥시청소년수련관 동아리들의 소망콘서트 중 하나로 기획되었다.
| ▲ 밤에는 마네킹도 살아 움직인다. © 차복희 | | |
일요일 한낮, <마술가게>라는 이채로운 제목에 이끌려 공연장을 찾았다. 객석의 불이 꺼지자 막상 제목이 연상시켰던 화려하고 신기한 마술이 아니라 어둠을 밝히는 손전등을 든 도둑이 등장했다. 연극 <마술가게>는 고급 의상실 '마술가게'에서 도둑들과 마네킹을 통해 세상을 꼬집는 풍자 코믹극으로 관객의 기대를 기꺼이 저버리고 다른 상상의 나래로 이끄는 발칙한 연극이다.
| ▲ 세상을 꼬집는 풍자와 코믹한 연기 © 차복희 | |
| ▲느긋한 도둑의 모습에 관객들이 마음을 졸였다. © 차복희 | |
소파에 앉아 양주를 들이키며 한가득 여유를 즐기는 큰도둑 앞에서 관객들은 내심 감탄했다. 재밌지 않은가. 경비에게 들킬까봐 가슴 졸이는 것은 도둑이 아니라 관객이라니. 공연무대에는 정종채(큰도둑, 은행고2), 구자건(작은도둑, 은행고2), 여성훈(경비, 은행고2), 윤슬기(마네킹1, 은행고1), 최유나(마네킹2, 은행고1) 5명의 학생들이 섰고, 그들은 선후배간 호흡을 맞춘 연기력을 뽐냈다.
극중 짧은 순간 실수도 드러났지만, 관객들은 오히려 인간미를 느끼며 또 하나의 재미로 받아들였다. 순발력 있게 다시 제 역할을 다하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풋풋한 학생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특히, 극 중 큰도둑과 작은도둑의 능청스럽고 유머러스한 연기력으로 공연 내내 관객들의 웃음을 끌어냈다.
<마술가게>는 기존에 있던 작품을 학생들이 직접 각색하여, 한 달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연습하여 무대에 올려 졌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학생들의 연기는 자연스러웠다. 게다가 이번 공연은 준비부터 공연까지 모두 순수 학생들의 힘으로 만들었다는데 의미가 크다. 연기만이 아닌 소품준비에서 무대조명, 음향까지 어른의 손을 빌리지 않고 그들의 힘으로 해냈다.
‘앵셔스’의 평소 연기지도는 은행고등학교 유미선 선생님이 돕고 있다. ‘앵셔스(anxious)’는 근심, 걱정이라는 뜻을 넘어 열정을 다해 연극을 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붙인 이름이다. ‘앵셔스’는 지난 6월 경기도청소년연극제 시흥권역별 예선전에서 금상을 수상하였고, 지난 7월 26일에는 경기도 청소년 연극제에 참가한 바 있다.
| ▲ 능청스럽고 코믹한 연기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 구자건(왼쪽), 정종채(오른쪽) 학생 © 차복희 | |
공연을 다 마치고 난 정종채 학생은 “호기심에 친구와 같이 연극을 시작하게 되었다. 연극을 하며 무대에서 떨림이 사라졌고, 성격이 더 밝아졌다. 연극을 통해 살아보지 못한 인생을 극중 인물로 경험해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부족한 공연을 와 주신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며 인사하는 등 예의바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구자건 학생은 “경기도 대회 같은 큰 무대에 선 뒤라 그런지 연습 때 보다 무대에서 더 잘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현재 학교지원이 부족한데, 동아리만을 위한 연습공간이 없어 충분히 연습을 할 수 없다. 방음벽이 갖춰진 ‘앵셔스’ 동아리전용 연습 공간이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기대했던 마술은 없었지만, <마술가게>를 통해 마술을 꿈꾸는 주인공들과 관객들의 만남이 있었다. 사회 곳곳에서 청소년 문제로 고민하는 요즘. 앞으로 청소년들이 설 무대가 더 많아져서 그들의 몸에 들끓는 에너지를 건전하게 풀 수 있는 다양한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
다음에는 몸과 마음의 키뿐만이 아닌, 쑥쑥 자라난 연기력으로 “열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앵셔스’의 때깔 나는 연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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