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예총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물왕예술제 대토론회'를 2월 23일 시흥시청 글로벌센터에서 개최다. 이번 토론회에는 50여명의 예술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시흥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의견을 나누었으며 특히 종합적 예술 축제인 물왕예술제가 시민과 소통하지 못한다는 문제점과 발전방향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시흥갯골축제, 연성문화제 등과 더불어 시흥의 3대 축제 중 하나이자 예술인들의 작품세계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어울림의 한마당인 물왕예술제는 어느덧 올해 18살이 되었다. 1992년 시흥예총 창립 바로 다음해인 1993년, 물왕예술제는 문화 예술의 기반이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시흥시민의 예술문화 욕구 충족과 향유를 위해 예술인들의 자발적 참여로 탄생했다.
하지만 물왕예술제의 역사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지자체의 예산 지원없이 예술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10년동안 유지되었다가 2003년부터 시흥시의 예산 지원이 이뤄졌다. 역설적이게도 물왕예술제는 예산 투입이 시작된 2003년부터 지역사회의 비판이 쏟아졌다. 시민들의 호응과 참여도가 떨어지고 특색있는 축제가 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2006년에는 특성이 없는 행사라는 비판과 결과적으로 시민의 호응이 낮고 의례행사가 되었다는 평가로 심지어 시흥시의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물왕예술제의 낮은 시민 참여도는 아직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내부 시민들은 물론, 외부인들을 끌어들이지도 못하고 있다. 매년 5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 2천까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기에 비판의 강도는 더 날카롭다. 예산을 지원하는 관계자도, 행사를 치러내는 주체들인 예술인들도 물왕예술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서 토론회가 이어졌다.
축제, 문화제, 예술제? 도대체 정체성이 뭐야축제라는 타이틀을 달았다고 해도 시민들에게 외면받으면 '그들만의 잔치'가 될 수밖에 없다. 토론자들은 물왕예술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물왕예술제에 대한 정체성 확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시흥시축제위원회 정원철 심의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물왕예술제의 정체성을 "타 시군에 비해 차별화된 시흥시의 특징(경관적 아름다움 등)을 예술가는 예술 작품에 드러내어 발표하고 시민들과 함께 대동제를 통해 축하하는 잔치"라고 정의했다. 거기에 덧붙여 현재 시흥시가 가진 요소를 분석하여 갯벌과 간척의 역사, 시흥9경, 염전 문화, 시화방조제 및 시화공단 조성, 주거지 개발, 군자매립지 개발 등 타시군과의 차별화된 요인을 발전시켜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덧붙여 경기대 김창수 교수는 "물왕예술제에는 예술은 있는데 물왕은 안보인다"며 정체성 확립과 중장기 계획 수립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문화제나 예술제도 지역축제를 지칭하면서 구분을 두지는 않지만 축제와 문화제, 예술제는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축제는 일상을 탈피하여 축하하며 제사를 지내거나 경축하여 벌이는 큰 잔치나 행사를 이르는 말로 서양의 카니발ㆍ페스티벌과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축제란 축과 제가 어우러지는 문화형식에서 출발하였으고 우리나라의 축제는 제사의 성격이 더 강했으나 현대에 들어서면서 조금 희석된 면이 있다.
예술제는 작품 속에 창작성과 미학을 구현하여 발표하는 자체를 목적으로 하거나 예술을 수단으로 하여 무엇인가를 축하하기 위해 벌이는 잔치를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김창수 교수는 물왕예술제를 "축제, 예술제, 문화제의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예술인들의 잔치마당으로서 남아 있을 것인지, 혹은 외부인과 지역 주민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것인지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물왕예술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여 큰 틀을 정해놓고 그에 맞춰 세부 계획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왕예술제의 정체성은 명칭문제로까지 연결됐다. '물왕'이 '시흥'에 비해 대외 지명도가 높다는 이유로 '물왕예술제'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것이 시흥의 예술인들과 시민이 만들어나가는 축제로 시흥시를 대표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축제 장소도 주로 은행동 비둘기 공원에서 이뤄지는 것을 볼 때 장소적 상징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미술협회 안시헌 씨(전 시흥시의회 의장)는 "명칭 선정 당시인 20년 전에는 물왕이 시흥보다 더 알려져 있던 상황이라 물왕예술제로 정했다"며 "부천, 안산, 광명 등도 시의 이름을 딴 예술제가 아닌 시에 속한 마을 등 고유 지명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열악한 예술환경, 창의적 실험정신ㆍ자유로운 정신으로 자생력 갖춰라물왕예술제의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정원철 위원은 ▲물왕예술제가 종합 예술로 기능해야 하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독창적 프로그램의 개발 ▲시민의 적극적 참여 유도 ▲에술 체험 프로그램의 개발 ▲다문화 가정의 축제 참여 유도 ▲해외 예술단과의 교류 ▲예산의 안배 ▲스토리텔링 공모 등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흥시의 예산 지원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주간시흥 박영규 대표는 "2006년 물왕예술제에 대한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을 때 가슴 아팠다. 하지만 예술인들의 노력으로 이어져 가고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며 감사한 마음도 컸다. 하지만 행사를 진행하면서 예산에 급급해하지 않고 자생할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창수 교수 역시 "물왕예술제가 너무 관에 의존하는 느낌"이라며 "다른 축제들은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seed money(종자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추세"라고 말했다. 또한 "자체적으로 자생력을 키우는 것은 예술인들이 가진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정신, 자유로운 정신으로 예술제를 더욱 개성있게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예술인들의 많은 반발이 뒤따랐다. 시흥시 연극협회 이수미 지부장은 "지금의 예산도 무대설치비용을 제하면 각 단체별로 조금밖에 남지 않는다"며 "그동안 적은 예산으로 최선을 다해 공연을 만들어왔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사회를 보던 조각가 정석영 씨는 "일본 등 다른나라에서는 '투자하지 않으면 문화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예술활동에 대한 지원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말했다.
시흥연예지회 박람춘 회장 역시 "예술회관이 없어 기획성 공연을 추진하다 끝내 포기한 적이 있다"며 예술 활동을 위한 기반시설 자체가 열악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민들의 호응이 높은 것을 위주로 한다면 섭외료가 천 만원이 넘는 대중가수를 부르면 된다"며 "하지만 거기에 대한 수준과 만족도 평가는 시민들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