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박구리, 봄에 취하다
강현분 | 입력 : 2017/04/12 [00:37]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직박구리 한 마리가 갯골생태공원에서
매화 향에 취해 꿀을 따고 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화조도를 그린다
나무 아래 서 있으면
직박구리의 끝 없는 수다에 귀가 멍해진다.
말이 말을 거는 세상, 입술로 속임을 품는 세상.
침묵은 견딜 수 없는 걸까, 직박구리 연신 뭐라 떠들어댄다.
어느순간, 작은 박새 한 마리 매화가지에 날아들자 터줏대감인양 쫒아내고
홀로 유유히 망중한을 즐기는 직박구리. 독불장군이다.
말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봄날,
홀로 떠들어대던 직박구리, 유창하던 문장 내려놓고
홀연히 사라진다. 바람이 부드러운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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