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지켜요, 우리 소래산

시흥~서울 연결도로 민자사업 반대 시민문화제

민정례 | 기사입력 2020/06/15 [10:13]

함께 지켜요, 우리 소래산

시흥~서울 연결도로 민자사업 반대 시민문화제

민정례 | 입력 : 2020/06/15 [10:13]
소래산 지하에 터널을 뚫는 민자도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문화제를 진행했다. 시흥~서울 연결도로 민자사업 반대 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11일 오후 7시, 시흥시청 정문 앞에서 문화제를 열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을 위해 참석 인원은 최소한으로 하면서 실시간 동영상으로 생중계했다. 마스크를 끼고 온 참석자들은 명단을 작성하고 온도를 재며 손소독제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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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문화제는 소래산 지하에 터널을 뚫는 민자사업에 대해 반대대책위에서 환경파괴 및 민자사업의 부조리함을 지적하며 반대의견을 냈음에도 시흥시가 사업 강행 의지를 보이는 것에 반발해 열렸다. 김문진 시흥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2008년 시작된 민자사업이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줄 알았는데 10년이 넘었음에도 살아있다는 것이 유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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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일 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배곧 은계 등 택지개발로 진행되는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민자사업 구간만 빠져 있다"라며 "기존 서해안로 확장 등 소래산을 뚫지 않는 방법이 있음에도 소극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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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문학회 회원들은 소래산과 관련한 시를 써서 보내주거나 낭독해 주었다. 소래문학회 회원 임경묵 씨는 '그대는 너무 많은 길을 내주었습니다'는 시를 낭송하며 소래산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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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너무 많은 길을 내주었습니다
임경묵
저 산을 산답게 놔둡시다.
누가 저 산에 물어보았습니까?
누가 저 소래산에 단 한 번이라도 물어보았습니까?
당신의 심장에,
커다란 구멍을 뚫어도 되겠습니까?
오직 사람에게 물어보았을 뿐입니다.
오직 사람에게 묻고
오직 사람이 대답했을 뿐입니다.
이름 모를 나무와 풀들이
저 산에서 오늘도 쉼 없이 초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돌아가는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저 소래산을 산답게 놔둡시다.
푸른 서해가 한눈에 보이는
낮지만 높은 산,
우리의 삶터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작지만 큰 산,
골골마다 날짐승과 길짐승에게 젖을 물리는 저 모성의 소래산에,
누가 한 사람이라도 물어보았습니까?
당신의 심장 한가운데 쇠못을 박고 커다란 구멍을 뚫어도 괜찮겠습니까?
소래산은 이미 너무 많은 길을 우리에게 내주었습니다.
돌아가는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저 산이 생명을 키우는 일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저 산이 날마다 우리에게 한 줌 초록을 건넬 수 있도록,
우리가 다른 길로 돌아갑시다.
저 소래산을
산답게,
저 소래산을
산답게,
이대로 수수천년 수수만년 놔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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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정 우리동네연구소 대표는 "신천동에 위치한 우리동네연구소에서 창문을 열면 늘 소래산이 보인다"라며 "소래산을 보고 자라 온 시민으로서 소래산을 망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도로를 짓지 않는 교통개선이 가능한데 도로부터 지으려는 시흥시를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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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의 지역사 연구에 앞장서고 있는 심우일 소래문학회 회원은 고려시대 삼별초의 항쟁과 관련한 소래산의 일화를 소개해 주었다. 몽골군대가 대부도에 도착해 잠시 쉬고 있을 때 소래산에 숨어 있던 삼별초의 군사들이 기습해 몽골군대를 이겼다는 것이다.
이처럼 시흥시의 역사가 흘러오는 소래산을 파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래문학회 회원들이 쓴 시를 대신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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