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골은 지금 벚꽃 축제 중~
강현분 | 입력 : 2018/04/13 [17:03]
간만에 미세먼지 걷히고 하늘이 맑으니 햇살이 좋고 꽃들도 눈부시다.
비가 내려 혹여 꽃들이 피기도 전에 떨어지면 어쩌나 했던 우려는
나만의 조바심이었음을 깨닫는다.
벚꽃터널로 들어서자 봄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 향기를 내품는다.
봄, 봄을 닮은 사람은 참으로 아름답다.
꽃물을 길어 올린 건 봄의 억척스런 신념이다.
차디찬 땅에서 겨울을 온전히 받아들여 빛으로 승화시킨 찬란한 몸짓.
해서 봄을 찾아 나선 사람들의 미소 속에는 깊고 진한 향기가 묻어난다.
봄마다 화려한 춤사위를 펼치는 그녀를 나는 사랑한다.
나이 들수록 삭막해지는 나와는 별개로 그녀는 사랑에 지치지도 않는다.
바람 한 줄기가 옆구리를 툭 쳐도,
햇살 한 줌이 뒷목을 간질거려도 사춘기소녀 마냥 해맑게 웃는다.
봄비에 젖고 흔들려도 성질 내지 않고 기다려 줄줄도 안다.
뻔히 눈에 보이는 핑계에도, 이리저리 변덕을 부려도 ,
결코 강요하거나 재촉하지 않는다.
남보다 조금 늦게 피는 늦둥이 꽃처럼 곧 깨어날 것이란 걸 그녀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해마다 걷는 벚꽃 길 , 세월이 갈수록 저들은 더 여유롭고 풍요로워 진다.
누군가 속삭이는 듯 싶어 뒤돌아보면 영락없이 그녀가 까르르 웃고 섰다.
온천지가 저들의 향기로 , 갯골은 지금 온통 웃음꽃 만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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