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용서받지 못할 죄
맹자야! 놀자!
이상애 | 입력 : 2013/10/05 [11:27]
진실로 남을 해친 게 많을수록 그의 어질지 못함도 더욱 심해지고 그의 죄도 더욱 많아진다. 그런데 남의 나라를 공격하는 것을 의로움이라 말하니 이것이 의로움과 불의를 분별할 수 있다 말할 수 있겠는가? '묵자 경주(墨子 耕柱)'에는 ‘이제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침공하게 되면 공격을 받은 나라에서는 농부가 논밭을 갈 수 없고 부인이 길쌈을 할 수 없고 나라를 지키는 일에 나서야 하며, 공격을 하는 나라에서도 농부가 논밭을 갈 수 없고 부인이 길쌈을 할 수 없고 남의 나라를 공격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전쟁을 시작한 쪽도 당한 쪽도 다 손해라고 한다. 농본주의 시대에 얼마나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많았으면 그랬을까도 싶다.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독본 이야기]를 보면 경제적 이득을 위해 사람들이 전쟁을 일으킨다. 과학자들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생화학 무기를 만들고 정치인들은 전쟁을 쉽게 결정하고 장군들은 몰래 무기를 사고판다. 전쟁 후 힘없는 제대한 병사들은 먹을 빵이 없어 살인자가 된다. 그러나 전쟁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인 이들은 눈물을 흘리지는 않지만 꽃 한 송이가 시들었다고는 눈물을 흘린다.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천륜을 어기는 일이다. 맹자는 사람을 죽이는 일인 전쟁을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할 죄라하셨다. 맹자는 어진 정치(仁政)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루장구 상에서 원전을 읽고 죽어도 용서 못할 죄(罪)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孟子曰 求也爲季氏宰, 無能改於其德, 而賦粟倍他日。 孔子曰 求非我徒也, 小子鳴鼓而攻之可也。
求, 孔子弟子冉求。 季氏, 魯卿。 宰, 家臣。 賦, 猶取也, 取民之粟倍於他日也。 小子, 弟子也。 鳴鼓而攻之, 聲其罪而責之也。
由此觀之, 君不行仁政而富之, 皆棄於孔子者也。 況於爲之强戰? 爭地以戰, 殺人盈野。 爭城以戰, 殺人盈城。 此所謂率土地而食人肉, 罪不容於死。
林氏曰 富其君者, 奪民之財耳, 而夫子猶惡之。 況爲土地之故而殺人, 使其肝腦塗地, 則是率土地而食人之肉。 其罪之大, 雖至於死, 猶不足以容之也。
故善戰者服上刑, 連諸侯者次之, 辟草萊任土地者次之。
善戰, 如孫臏吳起之徒。 連結諸侯, 如蘇秦張儀之類。 辟, 開墾也。 任土地, 謂分土授民, 使任耕稼之責, 如李悝盡地方, 商鞅開阡陌之類也。 |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구(求)가 계씨(季氏)의 가신(家臣)이 되어 계씨(季氏)의 덕(德)에서 고쳐내는 것이 없고, 도리어 곡식을 세금으로 걷는 것이 다른 때보다 배가 되자,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구(求)는 나의 제자가 아니다. 애들아 북을 치면서 성토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다.
이로 말미암아서 본다면, 임금이 어진 정치를 하지 아니하는데도 그를 부유하게 해주는 것은 모두 공자(孔子)에게 버림받은 자이다. 하물며 임금을 위하여 무리하게 전쟁을 하여, 땅을 다투어 싸워서 사람들을 들에 가득하게 죽이며, 성(城)을 다투어 싸워서 사람을 성(城)에 가득하게 죽이는 것에 있어서랴! 이는 이른바 토지(土地)를 거느려 사람의 고기를 먹게 한다는 것이니, 죄(罪)는 죽는 것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상형(上刑, 극형)을 받아야 하고, 제후와 연합하는 자는 그 다음이고, 풀밭과 쑥밭을 개간하여 토지를 맡기는 자가 그 다음이다.
ㅅ: 한마디로 ‘어진 정치를 해라’라는 뜻이죠.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한 죄의 첫째는 전쟁을 잘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합종연횡 연합하여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토지를 빌려주고 임대료를 많이 물리는 사람이다. 이것이 맹자가 생각한 것이다.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맹자는 어진 정치(仁政)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맹자입장에서는 안되겠지만 죄(罪)를 용서할 수 없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사시면서 ‘죽어도 내 입장에서는 용서할 수 없다’는 일이 인간관계나 삶속에서 있으시면 돌아가면서 이야기 하도록 하죠.
ㄱ: 집에 에어컨이 없는데요. 모기가 들어와 가지고……. 아무리 안 잡으려고 해도 나를 괴롭히는데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더라고요.^^
ㄴ: 저는 저 자신에 대해 죽어도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섭섭한 경우는 있었습니다. 제 의뢰인이 제가 만들어 준 것을 다른 곳에서 그 결과물은 만들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 일은 사실 일어날 수 없는 일이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서 당시엔 정말 속이 많이 상했었습니다.
ㄷ: 저는 죽어도 용서할 수 없는 경우는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 거 보니 없는 거 같습니다. 신문에서 보도된 것 중에서 여러 사람을 죽이고 그리고 나서도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그 옆에서 살았다는 기사를 보면서 그런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해서는 안 되는 죄를 저지르고 죗값을 받지 않고 멀쩡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그런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ㄹ: 죽어도 용서할 수 없다는 아니지만 두고두고 생각나는 경우는 있습니다. 그 일도 지나고 나면 ‘그땐 그랬었지’라고 추억처럼 생각하게 되는 일들이더라고요. 아이가 셋인데 어렸을 때 제가 3층에 살고 4층엔 낮에는 주무시고 밤에 잠을 안 자시는 분들이 사셨습니다. 새벽에 주무시는 분들인데 아이들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등교준비하고 출근하려고 준비를 하려고 거실로 뛰어나오면 위에서 애들 발자국마다 따라다니면서 쿵쿵쿵 하고 나중에는 현관에 와서 의자를 던지는 일이 있었어요. 그 당시는 너무 무서웠었는데 지나고 나서 애들이랑 가끔 그 이야기를 하는데 그때는 정말 큰일이었었거든요.
ㅁ: 그럼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왔어요?
ㄹ: 예. 그때는 저도 신경쇠약에 걸릴 정도로 아이들 양말도 신기고 별짓을 다했었습니다. 나중에 그 집 아들이 사과를 하러 왔습니다. 자기 엄마와 가족이 다른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그것 때문에 더 그런 거 같다며 사과하러 왔기에 그 다음부터는 그 일이 마음에 그렇게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그 기억이 가끔씩 나는 걸 볼 때 완전히 잊히지는 않는 거 같습니다.
ㅂ: 저는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이런 경우를 당하면 어떻게 할까?’는 생각해 보았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사는 아파트에 4층 엘리베이터에 붙어있는 게 있었어요. 며칠 아침에 사층 이 라인에서 누가 돌을 던져서 차 앞 유리가 박살이 났다는 거예요.
ㅁ: ?
ㅂ: 빨리 신고하래요. 빨리 신고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ㅁ: !
ㅇ: 다른 사람한테는 그렇지만 제 자신한테 용서가 안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제가 나이가 들면서 느낀 게 불의를 보면 잘 참는 다는 겁니다. 초등학생들이 예를 들어서 비비탄을 쏘고 있을 때 사람이 맞으면 아프잖아요. 그런데 어른들이 보고서도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거예요. 아닌 것은 이야기 할 수도 있는데 하려고 하면 아들이 간섭하지 말라고 말려요. 아들이 창피하다고 하네요.
ㅅ: 아이가 엄마가 너무 불의를 보고 못 참는 것을 본 거 아니에요. 그래서 그런 거 아닐까요?
ㅇ: 제가 혼자라면 할 거 같은데 혹시 우리 아이한테 하는 그런 마음 때문에 못 본 척 하고 돌아서 갈 때 ‘내가 용서가 안 된다’는 마음이 듭니다.
ㅁ: 대부분이 그렇지 않나요?
ㅈ: 저는 사람을 이용하고 장난치는 거는 용서할 수 없는 거 같아요.
ㅊ: 저는 사실 죽어도 용서할 수 없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기억에 없습니다. 뒤돌아보면 이해가 되기도 하더라. 성경에도 예수님과 베드로 이야기도 있지만 저는 그냥 담배한대 피고 나면 잊히더라.
ㅋ: 저는 개인적으로 무조건 권력으로 용서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사람들이 용서할 것을 강요하는 경우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피해자에게도 용서를 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용서를 강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용서를 다르게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용서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많고 용서를 강요하는 사람도 있어서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ㅎ: 용서를 죽어도 못할 경우가 많았으나 용서받을 짓을 하다 보니 지금은 없는 거 같다.
ㅎ: 용서 못할 일 지금은 없는 거 같다.
ㅏ: 저는 페이퍼컴퍼니를 보면서 괜히 울분이 생기더라고요. 천만 원 지분으로 1년 30억씩 이익을 남긴다고 합니다. 아침에 인터넷기사를 보면서 혼자 흥분하고 지나갔습니다.
ㅑ: 지금까지 그런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 근래에 직장에서 그들만의 정의로운 법안으로 나를 소외시켰을 때 그때 화가 나더라고요. 그 화는 '이것이 부당합니다!'라고도 못하고 그 부당한 것을 터트리고 싶은데 그것도 못하고 하는 사실이 너무 마음이 상하더라.
ㅅ: 예.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ㅓ: 예전에 층간소음으로 사건이 날 뻔 한 적이 있었어요. 그 이상한 사람이……. 아니 그쪽이 이상한지 제가 이상한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을 그렇게 조심시켰는데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새벽 혹은 아침에 와서 문을 막 두드리는 거예요. 아이들이 자고 있는데 ……. 그전에 뛰었다는 거예요. 뛴 기억이 없는데……. 그러면서 '너희 새끼들 쇠사슬에 목을 묶어서 ○○하겠다.'라고 굉장히 심한 말을 했어요. 그때는 정말 너무 화가 나서 그분 나이가 많으셨다고 기억해서 "당신은 아이 키우시지 않았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분이 별난 분이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는 살인사건이 순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거기서 느낀 것이 공동주택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살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요즘 매스컴에서 나오는 일들이 있을 수 있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분과 저는 풀지는 못했습니다.
ㅅ: 말씀하신 것 중에서 공감하시는 부분이 많으신 거 같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은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저는 금방 다 용서를 하거든요. 제가 불교 쪽에 마음이 심취하다보니까 모든 게 내 마음에 있구나 생각하니까 그런 일은 없는 거 같네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맹자의 직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선전자도 형벌에 처해야 한다고 나왔는데 제가 볼 때에도 인간의 삶을 짓밟을 수 있는 것은 바꿀 수 있는 것은 전쟁 같아요. 부모 자식 간을 갈라놓고 남녀 간에도 헤어지게 만들고 또 죽음 자연스런 죽음도 있지만 진짜 죽지 말아야할 상황인데 전쟁으로 인해 죽게 되는 또 비참한 상황 인간이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상황이 전쟁이 아닐까? 합니다. 그 전쟁을 수행하는 위정자는 편하겠지만 민초들은 얼마나 비참한 삶을 살다가 가는가? 하는 생각과 함께 전쟁을 일으키는 상황 리더 지도자는 죽어도 용서받지 못할 사람들이 아니까? 합니다.
죄짓고 살면 안 되겠죠? 서로 용서하시고 혹시 오실 때 죽어도 용서할 수 없어 이런 일이 있으시면 풀어내시고 나도 혹시 누군가에 의해서 그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보시면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장을 공부하면서 전쟁만큼은 아니지만 서로에게 많은 상처를 내는 층간소음에 대해 제일 많이 생각했었다. 그런 일을 겪었던 분들이 의외로 많았다. 개인적으로도 어느 해 아래층에 사시는 분으로부터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가려고 걸어갔다 와서 잠을 청하는데 전화를 받았다. 그 시간에 왜 일어나서 걸어다니냐는 전화였다. 나름대로 어떤 사정이 있었겠지만 그 당시 그 전화를 받고나서의 충격과 황당함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았다.
어느 해 입시기도를 하는 인파속에서 밤새워 만 배를 하는 수험생과 학부모 속에서 나를 돌아보기 위해 함께 기도에 참여했었다. 저녁 7시부터 다음날까지 계속 절을 하는데 새벽쯤엔가 할머니가 떠올랐다.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 치매가 있으셨는데 그 당시 그 상황과 그 사실이 그냥 모든 게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었다. 그래서 할머니께 바쁘다는 이유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아마 그런 일들이 마음에 남아있었던 거 같다. 절을 하며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고 마음이 너무 편안해 졌었다.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용서>에서 도저히 화해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서로를 받아들이고 울면서 화해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참 아름다운 장면이라 여겼다. 함께 마음을 나누던 사람들이 서로 추구하는 것이 달라서 서로에게 손가락을 겨누다 그 손가락을 자신에게 돌려 돌아보며 이해하는 사람도 있고 영영 다른 길로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옳다’ ‘그르다’, ‘질적으로 낮다’ ‘질적으로 높다’, ‘이해할 수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용서할 수 없다’ 그것도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틀이고 장치인데 결국 사람들은 그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는 거 같다. 평생 그것이 다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잡고 산다. 마치 그것을 놓으면 자신이 사라질 것처럼. 우리가 잡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오늘은 알게 모르게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지르지나 않나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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