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삼미시장 스케치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흥미로울 수도
이정우 기자 | 입력 : 2012/03/30 [21:44]
▲ 사이좋게 한 나무에 매달렸다. 후보자 이름이. ©이정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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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 돌아왔다고 삼삼오오 모여서 웅성웅성 대지만, 정치에 워낙 관심이 없는 아낙네는 막상 선거일이 임박해서야 기호 1번은 누구고, 2번은 누구라는 아주 기초 적인 상식만 가지고 투표를 했던 경험이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투표소가 대문 앞인데도 투표를 하지 않았던 적도 있었던 걸로 기억이 된다. 늘 그렇게 풍선껌처럼 부풀렸다가 스르륵 바람이 빠져버리는 공약들로 유권자들의 신뢰를 저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번 선거엔,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이것저것 관심을 두다 보니 조금씩 흥미로워지기 시작한다. 각 후보들은 공약이라는 사탕발림을 목에 걸고 유권자라는 표밭 가꾸기 신호탄이 울렸다. 참 바쁘다. 우리들의 후보는. 목마른 배추밭에 물도 줘야 하고, 비가 줄줄 새는 천장에 비닐을 끊어다 비가림도 해야 한다. 어떤 표밭의 모종은 거름이 모자라 누렇게 떡잎부터 지는 일도 있다.
가까운 곳 삼미시장에 나서서 동정을 살폈다. 어느 날인가는 함진규 후보를 응원하러 온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보겠다고 몰려나온 사람들로 시장골목이 미어 나가는가 하면, 그 반대편 건널목에는 무소속 이태한 후보가 혼자 썰렁하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사나흘쯤 지나서 정식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29일이 되자 삼미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오후에 함진규 후보의 출정식이 있었고, 그 곁에선 무소속 위준상 후보가 열심히 인사를 했다. 날이 저물도록 나를 뽑아 달라고 외친다.
오늘은 오전부터 삼미시장 주변을 돌았다. 잠잠하다. 오후에 한 바퀴 더 돌았는데 백원우 후보의 유세차가 보인다. 오늘 삼미시장 접수는 백원우 후보가 하나보다 하고 기다렸는데 한참이 지나도 안 온다. 지방에서 학교 다니는 아들 녀석이 주말엔 집에 오는데 마땅한 찬거리가 없어 이것저것 집에 들려 준비하고 다시 한 바퀴 도는데 저만치 보인다. 노란 유세차. 그런데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신천감리교회 앞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 내려 왔더니, 벌써 어디론가 가 버렸다. 하루 종일 허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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