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화사하게 분을 바르는 봄날이 되었다. 겨우내 칙칙했던 집안 구석구석 먼지 털어내고 싱그럽고 앙증맞은 화분 몇 개 집안에 들여놔도 좋을 계절이 되었다. 지난 겨울 추위로 베란다에서 거실로 들여 놨던 화분을 정리해서 다시 베란다로 내 놓아도 좋고, 푸른 호흡을 하는 식물로 자연의 숲을 느껴 봐도 좋을 이른바 봄날이다.
아직은 사방을 둘러봐도 앙상한 나뭇가지와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거리를 휩쓸지만, 그래도 마음은 이미 봄날 푸른 초원 속으로 빠져 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싱싱한 봄을 하나 가득 집안으로 들여 놓고 향그런 봄날을 예찬해 보는 것도 괜찮다.
봄날, 집안에서 쉽게 가꿀 수 있는 화초는 뭐가 있을까 싶어서 화원을 찾았다. 화사하게 꽃을 피우는 식물도 좋지만, 늘 같은 느낌의 초록미소를 띄워주는 관엽식물도 괜찮고, 비교적 관리하기 편한 다육식물도 주부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화분관리 초보는 미니화분보다 뿌리가 깊고 많은 커다란 화분(행운목, 관음죽, 바키라, 산세베리아 등)이 잔손질이 덜 가서 쉽게 관리할 수 있고, 평소 화초 키우는 것에 관심이 있는 주부라면 작고 귀여운 화분을 집안 곳곳에 놓아두고 그 아름다움에 빠져보는 것도 봄날 할 수 있는 즐거움이다.
“꽃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돼요. 별거 없어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놓아 두면 되고, 햇볕이 조금이라도 들면 되고,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함께 살면 되지요.” 예쁜꽃집 사장 김준영씨가 일러주는 말이다.
물은 얼마 만에 한 번씩 주면 될까 궁금하다했더니, “물요? 그거 꽃들한테 물어 봐야지.” 정답이다. 목마른 꽃들은 꽃잎으로 꽃으로, 아니면 줄기로 그들만의 언어로 표현을 한다. 단지 사람들이 그 표정을 읽어내지 못 할 뿐이다. 늘 같이 생활하면서 조금만 관심을 준다면 다육식물은 언제쯤 목이 마른지, 베고니아는, 꽃기린은 이때쯤 목이 탈 거라는 아주 작은 관심 하나만 있으면 집안에 푸른 호흡을 하는 식물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다. 간혹가다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죽이는 경우도 있는데, 무조건 삼일에 한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정해놓고 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토양이 말랐다던지, 잎이 시들해졌다든지, 반질반질한 생기가 없다든지 하면 한 번씩 물을 주면 된다.
이 봄, 식물들과 교감을 하는 아주 멋진 계절이 되길 원한다면 그들의 뿌리, 잎, 줄기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먼저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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