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go Spring "락(樂)" 콘서트

청소년들의 끼를 한껏 살린 공연

이정우 기자 | 기사입력 2012/03/23 [15:32]

Let' go Spring "락(樂)" 콘서트

청소년들의 끼를 한껏 살린 공연

이정우 기자 | 입력 : 2012/03/23 [15:32]
▲ 멋지게 사회를 보고 있는 문정빈학생     © 이정우

 
“안녕하세요. 시흥시청소년수련관소망콘서트 Let' go Spring "락(樂)" 콘서트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이번 콘서트에 MC를 맡게 된 은행고등학교 2학년 2반 문정빈이라고 합니다. Let' go Spring "락(樂)" 콘서트는 밴드크루, 3시 24분, 바커스. 이 세 팀의 동아리가 주최하여 지난 12월부터 3월까지 열심히 기획하여 만든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곡을 락(樂)적으로 편곡하여 더 재밌는 공연이 될 것입니다.”

▲  바커스 밴드 공연   © 이정우


봄볕이 뜰 안에 머물며 아롱거리는 주말 오후, 참 괜찮은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다.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문정빈 학생의 오프닝 멘트는 강호동이 왔다가 울고 갈 정도로 위트와 센스가 있는 진행이다. 어디서 저런 학생을 찾았을까 궁금해 질 정도로 콘서트가 끝나는 순간까지 잠시도 관객들의 맘을 놓아주지 않는다. 

▲ 3시 24분 밴드의 공연    © 이정우


이번 행사는 [바커스 밴드], [3시 24분 밴드], [밴드 크루 밴드] 이렇게 세 팀이 공연을 했다. [바커스]는 은행고 밴드부인데 15기 멤버가 있을 정도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이번 공연의 총괄 기획을 맡은 유인석 학생이 이끄는 밴드이고, [밴드 쿠루]는 경기도 청소년 종합예술제에 참가 경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의 실력이 있는 팀이다. [3시 24분]은 만들어진 동기도 참 재밌다. 각각의 구성원들이 3시 24분에 모두 모였기 때문에 팀 이름을 그리 지었단다. 열정적으로 노랠 열심히 하는 학생이 있어서 끝나고 물어봤더니 이 팀의 보컬 곽정혁 학생이라 했다. 

▲ 밴드크루의 공연     © 이정우

 
곽정혁 학생에게 멤버 소개를 부탁했더니 “보컬 이찬우(은행고), 곽정혁(은행고), 김나혜(소래중), 베이스 김기창(수원농고) 기타 신동재(은행고) 곽대길(은행고) 드럼 이보영(대흥중), 이렇게 일곱명이 멤버이고, 학창시절에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고, 또 우리들이 좋아하는 것을 건전하게 즐기기 위해 밴드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올 한 해 열심히 연습하고, 내년에는 잠시 쉽니다. 고3이 되는 멤버가 많아 일단 공부 하고, 다시 일 년 뒤에 꼭 만날 거예요. 절대 우리 밴드는 해체 되는 일이 없을 겁니다.” 이 아이들은 벌써 훗날의 일까지 계획하고 있다.

▲ 앞자리까지 나와 앉아서 호응을 하는 아이들     © 이정우

 
각자 좋아하는 밴드가 나오자 환호성을 지른다. 역시 청소년이다. 박수를 치다 흥에 겨워 앞으로 달려 나가 춤을 추는가 하면, 뒷자리에 앉았다가 슬금슬금 앞으로 나가 바닥에 주저앉아 어깨를 들썩이며 함께 즐거워한다. 그들의 함성은 공연장의 열기를 한껏 높였다.

김재훈 청소년지도사는 “아이들에게서 발견되는 끼를 그냥 보고 넘어가기엔 아깝고, 자주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서툴러서 실수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에겐 무한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동아리 팀원들 스스로가 기획을 하고 진행을 했지요. 그래서 중간에 음향이라든가 조명을 하는 아이들이 실수를 조금 했지요.”

사실 열심히 노래하는 아이들에 비해 음향시설이 좀 그랬다.그래서 시설관리팀들이 제 역할을 다 못 한 줄 알았는데 음향마저도 학생들끼리 도움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 공연팀들 모두 모여 단체사진     ©이정우

 
이번 행사의 총괄 기획자였던 유인석 학생은 바커스 기장이다. “처음 기획한 공연이라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청소년수련과 지도사 선생님들께서 계획서 쓰는 거부터 해서 리허설까지 많이 도와 주셔서 큰 어려운 일 없이 공연을 준비할 수 있었던 거 같고요. 저만 노력한 것이 아니라 공연팀 친구들도 도움을 많이 주었습니다. MC문정빈군이 사회를 잘 봐 주었고 공연팀인 3시 24분, 밴드크루, 바커스가 공연을 열심히 준비해 준 덕분에 좋은 노래를 관객들에게 들려줄 수 있어 좋았고 저희 밴드 친구들에겐 좋은 경험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이렇게 청소년들이 공연을 계획하고 함으로써 자신의 꿈을 잘 펼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는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요. 이런 공연이나 행사를 기획하는 사람도 해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하면 얼마나 할까?”라는 어른들의 잣대로 시큰둥하게 봤다가는 정말로 “뭘 모르는 어른이” 되기 십상이다. 대학 축제의 한 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 참 잘하더라고 돌아가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냈더니 다들 나보다는 친구들이 잘해서 그렇다는 아주 어른스런 말까지 할 줄 안다. 잘 노는 아이들이 공부도 잘하고, 머리도 좋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아이들이 놀 때 그냥 놀지는 않는다. 그들 나름대로 규칙도 있고 사회도 있다. 이 아이들에게 신나는 놀이마당이 되어 줄 수 있는 어른이 있어야 하고, 한 발짝 뒤에서 지켜 봐 줘야 할 어른이 되어 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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