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완득이 대학가다 3탄!

완득이 아버지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등록금 산출하기

이상애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12/01/27 [09:45]

시흥 완득이 대학가다 3탄!

완득이 아버지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등록금 산출하기

이상애 객원기자 | 입력 : 2012/01/27 [09:45]

 

▲     ©이상애


2011년은 전세계적으로 ‘등록금 인하’에 관한 시위가 많았다. 등록금 문제를 다루다 보니 주변 지인들의 대학 등록금이 궁금해 물어보았다. 1977년부터 2000년까지 등록금 변화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만큼이나 많은 것을 말해주는 듯 하다. 국민소득, 90년대부터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대학평가, 수학능력시험, 입학사정관제, 해외연수,  승자독식사회, 하우스푸어, 워킹푸어, 학자금 대출, 로스쿨, 사학법, 반값등록금 등 많은 변화를 읽게 해 준다.
 
지난해 책으로 출판되어 영화로 제작된 [완득이]는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영화이다. 책속의 완득이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이고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도 않다. 그래서 미래에 되고 싶은 꿈도 없었다. 그런 환경의 완득이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위해 대학에 진학하려 한다. 완득이 아버지의 벌이는 일정치 않다. 99%의 이 시대 완득이 부모님들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등록금은 얼마인지 소래고등학교 학생들이 생각하는 등록금을 산출해 보았다.

학생들은 할아버지 할머니 시대의 수업료이야기와 함께 부모님 시대의 등록금과 버스요금, 우편요금 등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신문기사를 검색하고 자신들이 가고 싶은 대학의 등록금도 조사했다. 특히 팀별 정보를 조합해 분석 평가를 할 때는 3일간 일정 중에서 제일 진지한 설전을 벌였다.

한 조는 학교 재단의 예산 상황을 검토하고 다른 조는 감사에 관한 사항을 찾았다. 또 다른 조는 등록금과 학생수를 계산해 남아있는 돈의 행방을 묻기도 했다. 학생들은 너무 진지하게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모두들 자신의 조의 조사결과에 맞추어 완득이 아버지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등록금을 산출하기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그 결과 사립대 의예과를 포함해 학생들이 산출한 등록금은 1조 년간 390만원, 2조 년간 600만원(연�� 조사), 3조 년간 180~300만원, 4조 년간 최소 300~400만원 , 5조 년간 500만원, 6조 년간 320만원이다. 완득이를 대학보내기 위해 학생들이 나름 산출한 대학등록금은 년간 320만원에서 600만원이었다. 그렇다면 학기당 등록금은 사립대학 의예과라 하더라도 160만원에서 300만원을 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다음은 수업을 마친 학생들의 이야기다.

“ 우리나라 연평균 등록금은 700~800만원 사이랍니다. 표준 생계비로 등록금을 내는 방법은 대출받는 것밖에 없습니다. 대학교는 그렇게 많은 등록금을 받고 또 국고도 지원받아서 도대체 어디에 다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팀은 대학등록금은 최저 년간 300~ 400만원 사이로 정했습니다. 등록금이 이정도라면 완득이 가족과 같은 형편을 가진 사람들도 조금의 희망이 생기지않을까요?“

"등록금 현황표에서 년간 제일 등록금이 비싼 곳인 연세대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연세대 1년 예산을 보니 꼭 필요한 예산인지 의문이 드는 조항이 많았습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3.9억을 쓰는 것과 스포츠센타 건립 400억(신증축) 그리고 교직원 명퇴비에 20.9억원 그리고 외국인 비행기비 등 3.5억이 왜 필요한 지 모르겠습니다. 또 예산측정 중 휴학생 집계가 안 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팀은 최종 년간 600만원으로 산출하였습니다. 한 학기 대학 등록금이 300만원 정도이면 조금씩 저축을 하든 아님 대출을 받더라도 완득이 아버지 입장에선 희망이 있겠죠?”

"우리 팀은 책에 나오는 완득이 아버지의 벌이가 일정치 않은 사항을 감안해 완득이 아버지가 비정규직이라 가정하고 주위의 비정규직으로 일하시는 분의 월급을 조사해 보았더니 90만원에서 150만원정도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등록금을 산출할 때 비정규직 월급의 2달치 이상은 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등록금 액수를 18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우리 팀은 생계비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2010년보다 2011년 4인가족 표준 생계비가 10% 증가 했다고 합니다. 전국민 표준생계비가 자녀 2명을 둔 4인 가구 근로자의 평균 생계비가 492만원~ 547만원이랍니다. 사실 우리가족의 정확한 수입은 모르겠습니다. 492만원~ 547만원이라는 것만 놓고 보면 그렇게 돈을 많이 쓰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대출금과 주택을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돈이 식비나 교육비 의료비만큼 들어간다는 사실에서 더욱 놀라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학등록금을 준비할 수 있나요? 우리나라 전 국민 평균월급은 1인 200~250만원 사이라네요. 부모님 둘 다 맞벌이를 하신다고 하면 월급은 평균 400~450만원 사이입니다. 이 돈으론 평균 생계비를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전 국민이 빚쟁이가 될 판입니다.”

"우리 팀은요, 한 기사 때문에 사실 너무 충격 받았습니다. 저임금을 받고 살아가려면 첫째, 결혼하지 말것, 둘째, 결혼을 해도 애 낳지 말 것, 셋째, 아프지 말아야 한다“는 기사는 정말 처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산율이 저조하다면서 정부와 자치단체에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아이가 태어나서 꿈을 이룰 수 있는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부모님이 부자여서 더 좋은 교육을 받고, 부모님이 가난해서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현실은 너무 불공평하고 억울한 것 같습니다. 소득에 상관없이 같은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취약계층 청소년들이 균등한 교육기회를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와 같은 시스템을 만든 관련 학자와 정치인 등등 분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     ©이상애

 
학생들 사이엔 수많은 질문과 이야기가 오갔다. 사실 독서교실을 생각하면서 여름방학 때 ‘내가 찾아보는 함께 사는 방법’이란 주제로 <리비아 사태와 유엔 안보리 결의 1973호>, <하우스 푸어와 승자독식사회>, <원전 대안에너지가 될 수 있나?> 외에도 <반값등록금>문제를 다루고 싶었으나 일정상 할 수 없었다.  2011년 언론에 보도된 단어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가계부채 1000조, 하우스 푸어, 렌트 푸어, 승자독식 사회, 반값등록금 문제였다.  9월 출간되었던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라는 책은 위 단어들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등록금 문제는 전세계의 학생들에게 시선을 멈추게 하는 문제이다. 소설 [괭이부릿말 아이들]이나, [외딴방]에선 그래도 공부를 해 가난을 탈피할 수 있었던 통로가 있었다.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사시나 행시를 보아서 사무관이 되었던 그 때 그 시절은 이젠 호랑이 담배 피던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2017년이면 사법시험도 폐지된다. 이젠 대학 등록금의 2배인 학자금을 내고 로스쿨을 나와야만 법조인이 될 것이다. 서울대생의 몇 퍼센트가 강남출신에 외고출신이라는 기사는 이시대의 완득이 부모님으로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더 이상 달가운 이야기는 아니다.

수능만점 맞은 학생에게 비법을 물었더니 교과서만 공부했다는 것과 현실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경쟁에 익숙해져 나름대로 모두 정말 타고난 재능이 있음에도 공부라는 잣대로 그걸 평가하고 또 그렇게 평가가 되더라도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세대의 미래는 암흑과 같다.

2010년 학자금 신용불량자 전락이 2만 5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완득이를 대학보내기 위해 <완득이 부모님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등록금 산출>에서 학생들이 바라는 등록금은 사립대학교 의예과라도 한 학기 300만원을 넘지 않는 것이었다. 다행히 계속 상승하던 등록금에 대해 전국 344개 대학중에 109개 대학들의 대학등록금 인하가 결정됐다고 한다. 사실 반값등록금 이더라도 사실상 비정규직의 아버지에게 대학등록금은 그래도 부담스런 액수이다. 올해 등록금 부담 완화에 정부 예산(국가장학금 Ⅰ, Ⅱ) 1조7,500억원, 대학 자체노력 7,500억원 등 총 2조5,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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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립대 반값등록금 공약실현으로 서울시립대는 서울 시내 주요 사립대 한 학기 평균 등록금 414만원(2011년 기준)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반값' 등록금을 시행한다. 서울시립대에 이어 충북도립대도 반값 등록금이 이뤄졌다. 2012년 1월 현재 강원도립대도 반값등록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꿈을 가진 사람들이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을 위하여 어딘가는 노력하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통로가 있어야 한다.

맹자에 則無恒産, 因無恒心라는 구절이 나온다. 일정한 生業이 없으면 일정한 마음이 없게 된다. 50대 엄마는 취업해 일하시러 나가시는데 20대 대학을 졸업한 딸은 일이 없어 집에 있다.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그 많은 등록금이 들어갔는데 취업할 직장이 없다면 본인은 더 마음이 아플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교육은 더 이상 가난을 탈피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반값등록금을 통해 완득이들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틈이 많아 졌으면 한다. 그 틈이 시작이지만 개천에서 용나는 세상의 시스템을 만들 테고 그런 세상은 반값등록금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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