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 동물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세기의 재판
도서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
이상애 | 입력 : 2023/10/13 [06:33]
▲ 도서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 ©시흥장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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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동물들의 기대수명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멸종 위기 동물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세기의 재판인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을 읽고 나서 맨 처음 떠오른 생각은 동물들의 기대수명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많은 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이다.
자연에서 모기 날파리 하루살이 날개미 벌레 등을 먹어 살충제 역할을 하는 유럽칼새의 기대수명은 20년이 넘는다. 그러나 살충제로 인해 위기에 처해있고, 유해 동물로 치부되는 멧돼지의 기대수명은 20년 이상이지만 그중 4분의 3이 네 살 전에 죽임을 당한다.
그 이유가 편의를 위해 사용한 살충제, 화학약품 혹은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해양 산성화 때문일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 공장식 양식으로 사람들의 식량 혹은 의약품으로 사용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인간들은 인간에게 유용한지 아닌지에 따라 수많은 곤충과 동물들을 퇴치하고 보존한다. 이런 편의에 따른 개발과 퇴치는 동물들의 수명을 단축하고 종국에는 멸종에 이르게 만들었다.
한 종이 사라지면 네트워크 전체의 균형은 깨지고 새로운 멸종을 불러일으킨다. 매화나무나 밤나무 숲을 베어 내고, 도랑과 늪을 콘크리트로 덮고 공장식 곡식 경작지를 늘리는 것은 벌과 나비 새들이 보금자리로 삼는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다. 제초제는 해로운 풀만 죽이는 게 아니다. 농경지에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꽃도 죽인다. 살충제는 농작물에 해로운 곤충만 죽이는 게 아니라 나비와 벌도 서서히 죽인다.
동물들에게 이 책에서처럼 법정에서 발언할 기회를 준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인간종만 사라진다면 다른 모든 생물을 구할 수 있다며 모든 미래의 가능성을 훼손했으니 인간은 멸종하라고 판결을 내릴지도 모르겠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조선시대 서민들의 평균 수명은 35세였다고 한다. 지금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6세이다. 지구의 주인이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는 인간종만 오래 혼자 살아남는 것이 행복일까?
우리는 모두 영원하지 않다. 살아있는 건 언젠가는 죽어야 한다. 인간에게 유익하지 않다고 하여 일부 동물들을 멸종시키면 연쇄적으로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고 이 지구 위에 인간만 남게 될 것이다. 그럼 먹을 것도 없고 아름다운 꽃도 새도 나비도 볼 수 없게 된다. 그건 지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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